단통법 유감
단통법 유감
  • 정진건 기자
  • 승인 2014.10.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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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와 이동통신사를 위한 법이 된 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엉뚱한 사람이 챙긴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1일 시행되면서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단말, 요금제 당 보조금 규모가 공개된 가운데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도 비싼 단말기 가격 거품을 제거하지 못하는 법이라며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불법 보조금을 원천 차단하고 단말별 보조금 지급 액수, 요금제 별 보조금 액수를 공개하는 단통법이 1일 시행됐다. 이동통신사들은 자사 웹 쇼핑몰, 대리점, 판매점들에 한 주 동안의 보조금 지급 규모 등을 즉각 공개했다.

논란이 되는 것은 보조금 규모다. 단통법 시행 전에는 27만원 이하의 보조금 지급은 합법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30만원 이하의 보조금만 지급할 수 있는 데다 고가 요금제에만 한정해, 비싼 단말기를 ‘제값’주고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동통신3사 각 웹 쇼핑몰을 살펴보면 출고가 74만8000원의 갤럭시알파의 경우 SK텔레콤은 15만2000원, KT는 15만9000원, LG유플러스는 12만65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공개하고 있다. 이마저도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보조금이다. 저가 요금제일수록 보조금은 적어진다.

LTE 340 요금제 가입 시 SK텔레콤 4만5000원, KT는 6만1000원, LG유플러스 4만7000원 수준이다. 고가 요금제 기준 법정 보조금 한도액과 비교 시 절반 수준의 보조금이며, 저가 요금제의 경우는 체감하지 못할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갤럭시노트4의 경우 고가 요금제 기준 8~11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저가 요금제는 보조금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인 3만원대다.

시민단체들은 단통법 상 보조금 분리공시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법령 개정까지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단통법 상 분리공시제는 재추진되야 하며 필요하다면 단통법 12조를 개정해서라도 보조금 분리공시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소비자들의 동향이 심상찮다. 휴대폰을 고장날때 까지 쓰겠다는 소비자들이 느는 것은 물론, 국산폰과 비슷한 성능에 가격까지 저렴한 외산폰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부는 해외직구라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규제한 '보다 싸게 살 권리'찾기에 소비자들이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서는 모양새다. 단통법 '역풍' 이 부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움직임에는 당초 가계의 주머니 부담을 줄이겠다며 야심차게 추진된 단통법에 대한 깊은 불신이 깔려있다. 조금만 귀를 귀울여도 "단통법으로 모두가 비싸게 스마트폰을 사게됐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들을 수 있다. 휴대폰 출고가를 낮추지도 못하면서 전체 보조금만 줄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조성에는 분리공시 실패가 한몫을 했다. 정부가 민간사업자가 정하는 휴대폰 출고가를 낮추라고 강제할 순 없지만, 제조사 장려금과 이통사 보조금을 각각 공개하는 분리공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하 효과를 거둘 순 있었다. 하지만  '경제 살리기'라는 애매모호한 명분하에 분리공시는 단통법에 끝내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제조사들은 부담을 덜게 됐지만,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마케팅비 출혈 경쟁이 사라지게된 이동통신사의 주가는 이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결국 단통법은 사실상 소비자를 위한 법이 아닌,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를 위한 법이 됐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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