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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함정
부채의 함정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4.10.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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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25%포인트 내리면 가계부채 0.24% 증가”

 
해외 금융전문기관인 노무라 증권은 지난 7월 한국은행이 정치적 압력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국 경제가 부채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채 함정(Debt Trap)이란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부채 때문에 소비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노무라의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보고서에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면 전세 가격이 더 상승하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민간 소비는 줄어들 것"이라며 "이 영향으로 한국경제가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경제 주체의 부채가 증가하고 신규 대출가능 자금의 대부분이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공공부문과 인상된 전세금 조달, 부실기업의 자금 조달 등에 사용됨에 따라 내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황이 초래되면 한은은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경제를 지지하는 것 외에 다른 정책을 고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가계부채가 1년간 0.24%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1040조원인 가계부채가 8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2조5000억원 정도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은은 7일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서 “거시계량모형을 통한 추정 결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가계부채는 앞으로 1년간 0.24%포인트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또한 가계의 차입 여력을 늘려 부채를 늘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봤다.

6월 말 기준으로 1년간 금리 인하를 한 적이 없는데도 가계부채가 60조원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한은의 추정치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그러나 한은은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인구구조가 변하고 있는데다 경기 회복세가 미약해 ‘거품’이 끼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한은은 가계부채가 단기간 내로 부실해질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을 밝혀왔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변동이 주택경기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하지 않는 이상 가계대출 수요 증가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의 실증 분석 결과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가계대출 증가세에 기여한 정도는 61%였고, 대출 금리는 5% 수준이었다.

정부가 앞으로 서민정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할 경우 저금리 시대에서 전세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등 부채함정에 빠질 우려가 높다. 자칫하면 민간 소비여력 감소 등 부작용과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는 시점이다. 정부가 소비심리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이같은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무라는 최근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전세가격이 큰 폭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증가한 것이 민간 소비여력을 감소시켜 소비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부분을 경고한 셈이다. 결국 가계부채 우려가 큰 시점에서 저금리 지속에 대한 시장기대가 형성될 경우 ‘저금리 → 가계부채 증가 및 전세가격 급등 → 민간 소비여력 감소 → 내수둔화 → 경기부양 위한 저금리 기조 지속’ 등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가계부채는 소비 부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비부진 원인이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연쇄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빚을 갚고 저축을 늘리면서 가계 흑자율은 증가했지만 정반대로 소비 부진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강력히 추진한 주택담보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완화가 시장에서 가계부채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부채함정을 재촉할 것이라는 우려를 이제 귀담아야 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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