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4:21 (금)
이석우 대표의 언행
이석우 대표의 언행
  • 정진건 기자
  • 승인 2014.10.15 23:42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락가락 행보..'무모한 투사' 변신?

 
“이석우 대표의 '폭탄 선언'이 없었더라면 신주거래 첫날 주가 상승은 힘들었을 것이다...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감청요청에 불응하겠다'고 초강수를 둔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우선하기 위한 결단'이라기보다 '주가부양을 위한 자가발전'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법적으로 보이는 그의 발언은 분명 과한 측면이 있다. 카톡이용자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감안한 행보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회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유는 또 있다.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달 18일부터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2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카톡은 감시와 검열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대화내용은 3~7일만 저장하고 엄격한 법적 절차없이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습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다가 이달 1일 다음카카오 합병법인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카카오톡의 대화내용이 텔레그램처럼 암호화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모호하게 답했다. "공정한 법 집행이 있을 경우에는 대한민국의 법에 따라 검찰에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지난 2"정부의 '통신제한조치'(감청)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가, 8'올 상반기 감청건수가 147건이었다'고 다시 고백했다. 1주일새 말을 뒤집은 것이다.
 
대화내용 보관기간을 7일에서 2~3일로 줄이고 비밀대화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 대표가 '감청요청에 불응하겠다'고 선언했는데도 불신이 가라앉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름 사이에 몇번씩 말을 뒤집었다. 그런데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신주 상장 전날 늦은 저녁에 퇴근한 기자들을 불러모아서 긴급 기자회견을 한 배경도 주가관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향후 'CEO 리스크' 우려다. '처벌도 감수하겠다'CEO가 책임감이 강한 기업인보다는  무모한 '투사 CEO'로 평가받을 수 있는 탓이다. 자고로 공권력은 무섭다. 명예훼손은 중대한 문제다. 따라서 사이버상 현안들이 형사분제로 비화할 경우 그는 범법행위 혐의로 언제 교체될 지 모를 CEO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사이버 망명처로 부상한 텔레그램으로 인해 카카오톡의 존립이 실제로 위협을 당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돌출한 외부 요인에 대한 경영진의 잇단 미숙한 대응이 앞으로 진행할 새 사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사태가 카카오와 정부 간의 대립양상으로 일파만파로 비화하자 동종업계도 쓴소리를 쏟아낸다. 업계는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이용자 정보보호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프라이버시 침해와 영장남발 자제를 위해 사회적 공론을 모아보자는 것이지, 결코 초법적 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면서 할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합병법인으로 새출발한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 사이버 검열'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진다. 국가정보원과 검찰까지 나서서 '실시간 검열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장비도 없다'며 사태 진화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한번 불붙은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그러나 이석우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또다른 논란거리를 낳았다. '과연 CEO로서 적절한 발언이냐'부터 시작해서 '범법행위를 하겠다고 선언한 CEO에게 경영을 맡기는 것이 옳은 것인가' 등 사이버 검열 논란을 가라앉히려다가 오히려 다른 논란을 더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심지어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이 대표의 발언은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다음카카오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코스닥 대장주로 확고하게 자리잡기 위해 앞으로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감청논란의 해결과 여전히 불리하게 돌아가는 여론의 물꼬를 돌리고 신뢰를 되찾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석우 대표가 언행과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 세상을 뒤흔든 이번 사태에서 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그는 '어설픈 벤처사업가'로 그치고 말 지도 모른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