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피터팬 증후군'
중견기업 '피터팬 증후군'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4.10.1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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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규제완화 등 공급확대정책으로 보완해야

 
'피터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직 동화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심리적인 증상이다1983년 미국 심리학자 댄 카일러 박사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험난한 현실에 나서기를 주저하여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른아이' 같은 남성들에게 나타난다. 이 용어는 피터팬 동화의 주인공인 피터팬이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

요즘 들어서는 대학생들의 졸업기피증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들어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자신감 부족, 무책임, 무기력증 같은 양상을 설명하는 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중소기업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을 계속 받기 위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포기하는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이같은 '피터팬 증후군'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견기업들이 규제 때문에 대기업으로 올라가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최근 "우리나라 6대 주력산업의 성장률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큰 원인은 중견기업의 피터팬 증후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견기업들이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경제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30대 그룹 신규 진입과 기업의 상장률을 근거로 댔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만 해도 해마다 24개의 그룹이 꾸준히 새로운 30대 그룹으로 진입했으나 20042010년에는 1개로 줄어들더니 이후에는 제로(0). 상장회피 현상도 심각해져 2010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가능한 기업 664개사 가운데 22개사가 상장했으나 지난 해에는 811개사 중 4개만 상장하는 데 그쳤다. 특히 2012년과 2013년에는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가능 기업 65개사와 60개사 중 실제 상장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이 부회장은 이런 원인이 기업 규모별 규제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을 자산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올린 게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2008년을 전후로 한 기업성장 현황을 보면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로 자산 2조원 이상 5조원 미만 기업집단의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5조원 이상에 대한 규제증가로 이 규모 이상의 기업집단의 수는 정체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은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 규제가 증가한다. 이른바 '큰 돌이 정 맞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이는 대기업에도 즉각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더 큰 문제는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간 격차는 1%포인트에 달했지만 올해에는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3.5%로 예상된다. 민간소비를 제외하면 수출증가율(2분기 3.6%)과 설비투자증가율(7.7%) 등 체감과는 동떨어져 있다.

이처럼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간극이 넓은 것은 ‘쏠림현상’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이 특정업 종에 몰려있다. 이들의 실적이 좋으면 경제지표는 크게 호전되지만 국민들이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는다. 이처럼 ‘쏠림 현상’은 경제구조를 경기변동에 취약하게 만든다. 대표 업종에 불황이 찾아오면 나라 경제 전체가 불황에 빠질 확률이 높다. 경제 체질이 튼튼해지려면 대표선수와 후보선수가 많아야 한다. 선발투수 밖에 없어 이들이 무너지면 경기 장체를 망치는 꼴이다. 산업의 쏠림현상이 심각해 경제지표와 체감경기가 따로 노는 것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6대 주력산업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그래서 경제지표가 호전되더라도 일반 국민들은 체감을 못한다. 이들 대표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실제 2008년 이후 5년간 중견기업 2500여개 가운데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는 한국타이어와 현대오일뱅크 2곳에 그친다.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이  육체적으로는 어른이 됐지만 아이로 남기를 원한다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단계적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최경환 경제팀이 확정적 통화 및 재정정책으로 수요를 진작하고 이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앞으로 세제개편이나 규제완화 등 기업들의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그러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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