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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사회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사회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 박우희
  • 승인 2014.10.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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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희칼럼> 한국의 정의구현사제단(정구사)과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자신들이 금과옥조로 하는 '사회교리(사회문제들에 대한 천주교의 가르침)'를 스스로 허물어뜨리고 있다. 그들은 2014년 9월 7일자 평화신문에서 “교회는 왜 현실문제에 소리를 내는 가: 세상에 대한 무관심은 신앙부정”이라면서 “일상생활의 판단기준과 원리는 모두 사회교리에 있다”고 명언하고 있다. 사실 열네 번에 걸친 교황의 교서와 회칙은 모두 산업혁명 후 지난 100년 동안의 사회변혁과 새로운 과제에 대해 넓은 뜻에서 교회의 사회참여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사회참여의 수많은 경우를 일일이 열거하되 넘어서는 안 될 금기의 선을 분명히 하고 있고, 그 방법도 명시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민주화운동을 하면서도, 또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프란체스코 교황은 세월호 가족을 위로하면서도 이 선을 분명히 지켰다. 그런데도 정구사와 정평위 신부들은 이 선을 무모하게 범하면서, 현실적 국가 현안문제에 사사건건 개입, 우리사회의 기반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허물어뜨리고 있다.

  최근 사태 몇 가지만 추려보자. 먼저 사회 교리는 '노동'과 '가난함'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다. 사회교리 중 '새로운 사태'와 '노동하는 인간'에서는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자의 적정임금 및 인간다운 생활보장, 노동조합결성, 빈민과 약자 구호, 부익부의 사회  불평등완화에도 사회참여를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에도 노동자 계급, 투쟁, 혁명을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구사 고위성직자는 언론에서 공공연히 “예수님은 노동자셨고 독재에 항거하셨다”면서 계급과 투쟁의식을 자극하였다. 또 젊은 신부들을 이렇게 교육하면서, 나아가 어떤 대학을 숙주로 만들어 계급편향의 학자들을 대거 진입시켰다.

  예수님은 20대 젊은 시절 자영 목수노동을 하셨고 결코 임금을 받는 단순노동자가 아니었다. 신성한 인간노동의 모범을 보였을 뿐이었다. 그 당시는 지금 같은 자본가니, 노동자니 하는 자본주의적 계급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사회교리는 노동에 단순노동뿐만 아니라 의사, 학자, 상인, 관리인, 목자 등의 노동도 포함시키고 있다. ‘자유의 전갈’에서는 빈부격차에 관한 해방신학의 과격한 행태를 지적하였고, 또 ‘백주년’에서는 사회주의의 ‘근본적 인간학적 오류’를 배격하였다.

  이들 일부 과격신부들은 급기야 4대강사업, 쌍용차 사태, 제주해군기지, 밀양고압송전탑, 세월호 특별법, 국정원대선개입, 연평도포격, 주한미군철수, ‘혁명조직(RO)’재판 등 현실적 국가정책선택과제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대부분 세상 만물이 그렇듯 시시비비, 공과공존,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등 ‘회색지대’에 속하는 것들이고, 어느 한쪽만 옳다고 해서는 우리 같은 민주사회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는 것들이다. 이들은 물 관리 필요성과 환경훼손, 원전의 필요성과 해당주민의 사익침해, 국방과 환경의 상충, 철저한 현장검증, 법의 판결, 과학적 분석, 정밀한 국제정세판단으로 결정되어야 할 사안들이며, 특히 연평도 포격사건은 북한의 포격으로 인명이 살상되고 전쟁위험까지 야기 시켰던 문제로서, 모두 시시비비를 잘 가려야 할 정책선택 또는 국가존망을 좌우하는 사안들이다. 미국 해군기지인 ‘아나폴리스’가 이제 관광명소가 되고 유수의 교육기관이 되었음을 알아야 하고, 주한미군철수와 연평도 포격사태는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호언하는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는 한, 언제라도 지금의 시리아, 이라크나 크리미아반도 같이 전쟁발발이 가능함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특성은 한편으로는 ‘역사상 처음인 잘난 나라’, 동시에 ‘위태위태하면서 언제나 무너질 수 있는’ 나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회교리는 사회참여의 원리와 방법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교회란 정치적으로 보다도 사회적으로 봉사하는 기관이며”, “교회는 계급투쟁 안에서 사회생활의 구조적 이론을 다루는 곳이 아니고”, “교회는 적을 제거하기 위하여 한 계급을 다른 계급과 대결 또는 투쟁하지 않는다.” 또 “그리스도인들은 언제나 대화와 타협의 길을 모색하며”, “사회생활의 조직과 정치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결코 교회 사목자들의 일이 아니다.” 이런 말들은 천주교가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관해 지난 이천년에 걸쳐 터득한 지혜며 금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정구사와 정평위 신부들은 “사회보다 정치에”, “대화와 타협보다 대결과 투쟁”에 “단합보다 분열”을, “평화와 안정보다 불화와 불안”을, “사랑과 영성보다 비난과 증오”를 부추기면서 나라와 교리가 어떻게 되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평신도들은 이제 알건 다 알고 있다.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지금 세계적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고 영성에 대한 열망도 어느 누구 못지않다. 세월호 사고는 이제 검증이 다 끝나지 않았는가. 왜 한국천주교 일부 신부들만 세상과 동떨어져 혼자서만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가, 또 평신도들을 교회를 떠나게 하고 있는가, ‘순진함인가’, ‘자격미달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세속에 물들어 색안경을 못 버린 ’사악’ 때문인가, 한 번 꼭 물어보고 싶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필자소개
 
   박우희 ( wooheepark@hanmail.net )  
    천주교 국제'토마스 머튼' 한국지부 대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前) 세종대 총장
 
   (前) 한국경제학회 회장
 
   (前) 영국 옥스포드대 임시교직원, 일본 통상산업성 자문교수
 
     
 
  저  서
    경제원리, 물처럼 흐른다, 박우희,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4.03.25
    
답을 주는 경제학 (제2경제원론), 박우희,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05.25
    한국의 기술발전(영문 및 일본어), 영국 옥스퍼드대 및 일본 동경대에서 교재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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