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삼성생명이 '물꼬'터야
자살보험금-삼성생명이 '물꼬'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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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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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버티면 된다는 생각 버리고, '리딩기업'이 앞장서라

 
생명보험사들은 정말로 정부 및 국민들을 상대로 한판 뜨겠다는 것인가.

생보사들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에도 여전히 자살보험금 지급에 미온적이다. 2개의 생보사를 제외한 나머지 10개의 생보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더구나 이들은 담합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공정위는 생보사들이 생명보험협회에서 모임을 갖고 업계 차원의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난 달 21일 삼성·한화·교보·ING생명 등 4개의 생보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현재 자살보험금을 지급키로 한 생보사는 현대라이프와 ACE생명이며, 삼성생명을 비롯한 한화·교보·ING·신한·메트라이프·동양·알리안츠·농협·동부생명 등 10개의 생보사는 자살보험금 지급을 꺼리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보험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해 생보업계가 자살보험금을 약관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재 자살보험 재해특약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생보사들에 대한 특별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6일 이후 생보사들에 자살보험금 청구 내역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서면 및 유선으로 미지급 내역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왔었다. 최수현 금감원장도 지난 달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험상품 종류와 특약 등에 따라 논란이 있지만 자살보험금은 소비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급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또 최근 법원에서 난 자살보험금 관련 소송도 소비자의 손을 들어 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박형준 부장판사)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김씨에게 1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어머니 A씨를 위해 교통사고 등으로 다치거나 숨졌을 때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했는데 해당 보험은 교통재해로 숨지면 일반보험금에 2.5배인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A씨는 20127월 며느리가 운전하는 차에 탔다가 교통사고로 골절상 등을 입었고, 치료 6개월여 만인 지난해 1월 병원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김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교통사고로 승용차 내부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자살했기 때문에 교통재해 사망은 물론 일반재해로 인한 사망에도 해당되지 않아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보험사의 답변을 받고 소송을 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당국과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생보사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자살보험금 지급은 사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10개의 생보사를 제외한 다른 보험사들과 업계관계자들은  자살보험금 사태를 결국 '돈'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생보사들이 지급해야 할 보험금에 따른 리스크가 너무 커 소송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선량인 국회의원들이 지난 달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와 얽힌 생명보험사들이 '약관 상의 실수'라며 발을 빼고 있는 것은 보험계약상 신의성실의 원칙'위반이며, ’소비자를 기만한 사기행위라고 성토하고 비난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의원들은 보험사들이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놓고 담합까지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또 금감원에는 소비자의 피해가 없도록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우리는 그동안 수천 건의 자살 관련 보험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가 이제 와서 '약관상 실수'라고 발을 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제 와서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보험금 지급을 기피하는 것은 신뢰를 먹고사는 금융기관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험사들이 고객을 기만하면 금융회사 자격을 박탈할 정도로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문제는 자살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하면 될 것을 소송으로 가는 바람에 문제 해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앞으로 소송에서 1심 판결이 나오려면 어림잡아 6개월은 걸리고, 중대한 사안이라 1심에서 끝나지도 쉽지 않다. 적어도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두고 봐야 뭔가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생보사들은 자살보험금 문제로 이미지 훼손과 고객들의 비난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우리는 여기서 자살보험금 해법의 하나로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나설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삼성생명은 지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자살보험금 미지급 금액이 563억원으로 단연 1위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재해사망특약이 들어간 상품은 954546건으로 다른 보험사 보다 월등히 많다.
 
삼성생명은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 선도기업)'를 자칭한다. 그렇다면 삼성생명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을 선다면 다른 보험사들도 뒤따르게 될 것이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그동안 업계의 리더인 삼성생명의 눈치를 보며 행동방향을 탐문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삼성생명이 나서서 약관대로 줄 것을 주고 자살보험금 문제를 해결하자고 나선다면 국민들로부터도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은 물론 업계의 맏형으로서 듬직한 위상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사장 김창수)이 그동안 '못된 짓(ugly behaviour)'에서도 단연 돋보인 이력이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정위 과징금, 기관 제재, 제재 인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거의 전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하며 의원들의 성토와 질타를 받았다. 물론 규모가 크니까 이에 비례하여 좋지 않은 일이 많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보업계의 리딩 컴퍼니라면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줄 것을 바라는 국민들의 심리는 당연하다.
 
삼성생명은 공정위 누적과징금이 1665억 원(최근5)에 이른다. 단연 업계 최고로 많다. 해마다 민원도 3000건에 이르러 1위를 달린다. 금융당국으로부터도 가장 많은 임직원 21명이 제재(2009년부터 3년간)를 받았다. 기관제재도 6건에 이른다. 또한 보험금을 늑장지급한 건수도 23000여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감원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지급한 보험금 만도 최근 5년간 327억 원으로 가장 많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또한 올 6월 기준 총 퇴직연금 적립금 122796억 원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6868억 원(49.5%)에 이른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최근 3년간 총 638852건의 손해사정 일감을 100%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 손해사정주식회사에 몰아줬다. 위탁수수료로 3년간 총 1239억 원을 챙겨줬다.
 
삼성생명이 이같이 못된 면에서도 1위를 독차지하는 것은 윤리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지금 이건희 회장의 장기 와병으로 삼성은 경영권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국민들과 외국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비롯해서 일거수 일투족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러한 때에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의 주요 금융계열사가 구태에서 탈피, 대국민 이미지를 쇄신하고 겉과 속이 똑같은 선도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삼성생명이 이번 자살보험금 문제에서 새로운 면모로 앞서나가면서 국민들에게 뭔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현재처럼 발을 뺀 채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업계의 모범을 보이며 물꼬를 트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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