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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편법과 변칙
삼성의 편법과 변칙
  • 정진건 기자
  • 승인 2014.11.0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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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막대한 시세차익과 부당이득 논란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지 만 6개월이 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그룹 안에서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과 삼성SDS 상장 추진, 계열사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여러 작업들이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6일 마감한 삼성SDS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30 대 1을 넘었다 . 이같은 '청약 광풍'을 보면 삼성이 참으로 대단한 기업이라는 느낌이다. 청약의 열기 속에 정작 돈 방석에 앉는 이들은 따로 있는 까닭이다.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남매를 비롯한 기존의 대주주들이다. 먼저 이들 3남매의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11.25% 로 개인 최대주주이고,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각각 3.9%씩 보유하고 있다. 19만 원이었던 공모가로만 따져도 이 부회장의 주식은 1조 6500억 원, 이부진 이서현 사장도 각각 5,100억 원어치에 이른다.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물산 사장도 각각 3.97%와 1.71%를 보유하고 있다.역시 공모가로 환산하면, 각각 5,800억 원과 2500억 원이 넘는다. 결국 높은 경쟁률 속에 개인들이 대박을 노리기는 어렵지만  우선 배정된 오너 일가나 전현직 임직원들만 상장 특수를 누린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들의 주식이 대부분 불법 행위로 취득한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장외 주식 가격이 5만 5천 원이었던, 삼성 SDS 주식을 1/8가격에 불과한 7천 원에 살 수 있는 채권이 발행됐다. 이른바 '신주인수권부 사채'다. 이번에 공모가가 19만 원이니까 무려 1/27 가격에 취득한 것이다.

삼성 SDS는 이렇게 헐값에 매겨진 채권을 이재용 부회장 3남매와 채권발행을 주도했던 이학수 전 부회장, 김인주 사장에게 몰아준다. 이같은 행위는 10년이 지난 2009년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법원은 채권을 헐값에 넘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전 부회장 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업무상 배임으로 최종적인 유죄를 받았다. 결국 삼성 SDS에 손실을 끼쳤기 때문이다. 형사적인 처벌은 받았지만 삼성 SDS가 손해를 본 것을 보전시키는 민사적 조치는 없었다. 삼성SDS는 비상장회사였다. 외부 주주가 없었다. 결국 손해배상을 위해서는 모 회사인 외부 주주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갖도록 이중대표 소송제도가 도입돼야 하는데 이것이 없었다. 법의 미비이자 흠결사항이다.

불법으로 주식을 헐값에 넘겨받은 삼성 오너 일가와, 전혁직 임직원들, 이번 삼성SDS 상장으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이번 삼성SDS의 상장으로 얻게 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상장차익은 부당이득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토록 하든가 아니면 관련법을 손질해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이들의 부당 이득을 환수할 수 있는 법률상 규정이나 제도가 없다. 장외 거래가로만 따져봐도 이재용 부회장 3남매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5조 원에 이른다. 불법 행위를 저지른 이들이 부당 이득을 고스란히 챙겨가는 모습을 국민들은 속수무책으로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 보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지난 달 29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고, 이틀 전인 27일에는 서울 한남동에 있는 이건희 회장 집무실인 ‘승지원’에서 외국 보험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앞서 20일엔 삼성그룹 홍보팀이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 프로필 사진을 교체한다며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4년 동안 써온 오래된 사진이라 교체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실제 모습(만 46살)보다 다소 늙어 보일 정도로 중후함을 강조한 사진의 의도는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 황태자 이재용은 황제 대관식을 앞두고 '통과의례'를 진행중이다. 아버지가 열어줬고, 아들이 걸어가는 그 길은 영광스럽고 명예스러워야 한다. 그것이 삼성과 이재용의 앞길에 밝히는 축복의 촛불이자 국민적 여망이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글로벌 기업 삼성의 이미지는 그룹의 금전적 이득에 못지 않게 훨씬 중요하다. 앞으로도 삼성SDS 상장 때처럼 여전히 편법과 변칙이 반복된다면 비록 황제자리에 앉아도 국민과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삼성의 수장이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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