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영업자들
위기의 자영업자들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11.0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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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대출.. ‘빚이 빚을 부르는’ 형국

 
취업이 어려워서 창업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요즘 죽을 맛이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사해서 남는 돈이 없다는 얘기다.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월 말 현재 134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무려 10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하면 4년 사이 40조 가까이 증가했다. 해미다 10조원 씩 증가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빼면 대기업 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종류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자영업을 하다보면 빚도 질 수 있다. 대신 그만큼 돈을 벌면 된다. 그러나 돈도 벌지 못하고 빚만 늘어난다. 한마디로 빚이 빚을 부르는형국이다.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100만원도 안 된다고 한다. 지난 해 말 자영업자 수는 537만명으로 2009년 대비, 10.4% 늘었다. 취업자 10명 중 3명 꼴이다. 상황이 이렇게 어려우면 하던 장사를 그만 두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확실히 증가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적자 누적이나 부채 압박 등으로 퇴출당하는 사례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데는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가 다투어 창업전선에 뛰어든 탓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자 은행들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경기불황으로 영업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의 위협요인인 셈이다.
 
자영업자들의 현실은 벼랑끝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어렵다. 경기침체로 매출은 줄고 창업· 유지비용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주목할 것은 자영업자의 대출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채무상환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말과 비교한 올해 10월 말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하나은행이 0.44%에서 0.82%로 거의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신한은행(0.33%0.5%)과 국민은행(0.44%0.57%) 등도 증가 추세다. 연체율의 증가는 부실대출로 인한 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금융당국이 연체 관리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손쉬운 자영업자 대출은 무분별한 창업을 부추기고 자영업자들의 빚부담을 키우는 만큼 엄격한 대출심사로 이를 막아야 한다. 은퇴한 장년층이 무턱대고 창업에 나서지 않도록 은퇴자를 위한 새 일자리를 창출해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28.2.%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의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인 15%대로 낮추려는 정부의 획기적이고 과감한 대책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진작 노력이 자영업자들의 위기 타개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자영업자대출은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되지만 그 본질은 가계부채이다.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급증하고 있다. 자영업의 위축이 현저한 현재 상황에서 손쉬운 자영업자대출은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을 키우는 만큼 엄격한 대출심사 등을 통해 증가세에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부채 문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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