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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일성 ‘조고각하(照顧脚下)’
취임일성 ‘조고각하(照顧脚下)’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4.11.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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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섭 금감원장 '자신의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는 사자성어로 취임사

 
절에 가서 스님들이 신발을 벗어놓은 마루 토방을 보면 '조고각하(照顧脚下)'라고 써 있다그리고 신발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그것은 각자 발밑을 살펴보라는 말이다. 일종의 '수행 규칙'이다.

신발을 벗을 때 제 자리에 놓았는 지, 나갈 때 바로 신을 수 있게 놓았는 지 살펴 보라는 말이다. 신발 하나 벗어놓은 것도 수행의 한 단면이다. 신발 정돈이 잘 돼있는 집은 도둑도 그냥 간다고 한다. 신발이 저 정도 잘 정돈된 집은 털어봐야 가져갈 것이 없다고 단념한다는 것이다 조고각하가 신발 정돈만 잘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른 깊은 뜻은 '삶을 관조하라'는 말이다. 우리의 삶 전체를 살피고 돌아 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금감원 임직원들이 시장의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한다"며 '자신의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조고각하’를 제시했다.  진 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이은 금융사고를 의식한 듯 “금융사고 방지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두껍고 강한 방패처럼 굳건한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금융회사와 감독당국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의 취임 일성은 '신뢰'였다. 그는 “금융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금융권의 신뢰가 크게 실추됐다”며 “내부통제와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통해 금융사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의 경기둔화, 가계부채 등의 대내외 불안 요인으로부터 금융시스템 안정을 지키는 데도 주력하겠다”며 “금감원 본연의 임무인 금융사 건전성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시감시를 한층 강화하고 필요시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서민금융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 더 많은 감독역량을 투입하겠다”며 “금융범죄 행위가 발붙일 수 없도록 금융사기 예방과 금융보안 강화에 각별히 힘쓰겠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취임 첫날 일정으로 모뉴엘 사기대출 사건과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문제 등의 현안보고를 받았다. 주말까지는 ‘속전속결’로 업무보고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진 원장은 금감원장에 내정된 지난 18일 "집에 들어온 기자는 처음”이라며 차와 삶은 감자, 고구마 등을 내줬다. 다만 각종 현안에 대한 말은 아꼈다. 업무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언하면 자칫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기자가 던진 10여 가지의 질문을 수첩에 적었다. 그는 “이런 것을 궁금해한다니 며칠 동안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고 했다.

말은 아꼈지만 인터뷰 내내 자신감은 배어 나왔다. 정책금융공사 사장으로 9개월간 재직하면서 산업은행과의 통합 작업을 무난하게 처리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자산 150조원(산은)과 64조원(공사)짜리 회사를 합병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임원 일괄사표 제출 여부 등 인사에 대한 답은 더 신중했다. 금감원이 젊은 조직으로 바뀔 것이란 예상에 대해 진 원장은 “(생각을 모두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너무 예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섣부르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금감원 임원 12명 가운데 10명이 진 원장보다 나이가 많다.

진 원장은 상고-검정고시에 명문대 출신이 아닌 경제부처 내 '비주류 인맥'으로 이른바 '산전수전' 모두 겪은 경제관료다. 그의 '조고각하'  취임일성이 금감원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지고, 경제난으로 상처받은 서민들의 한과 응어리를 풀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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