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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구겨진 자존심'
삼성의 '구겨진 자존심'
  • 정진건 기자
  • 승인 2014.12.2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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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온' 서비스 종료와 '승부의 세계'

 
천하의 삼성전자가 자존심을 구겼다. 모바일 메신저 '챗온'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메신저로 주목받은 챗온은 카카오톡과 라인 등 경쟁 서비스에 밀리며 이용률이 떨어졌다. 챗온은 2012년 출시 이후 2년동안 가입자 공개도 하지 못할 만큼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재 가입자는 1억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사용은 없는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삼성 모바일앱인 챗온의 경우 한달에 0.1분 만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단말기 1위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삼성전자 단순한 사내 메신저에 그치고 말았다. 챗온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늦은 출시 시기 탓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서비스 이탈률이 적은 특징을 갖는다. 채팅 기능이 핵심이다 보니 서비스마다 큰 차이가 없다. 이용자 대부분은 처음에 접한 것을 계속 이용하는 타성을 갖는다. 특히 챗온은 기능 면에서 기존 메신저와 차별점이 없었다. 그래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챗온 서비스 종료에 대해 선택과 집중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헬스와 모바일 커머스 등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국내 콘텐츠와 서비스사업을 담당하던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사실상 해체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무선 관련 조직은 무선사업부로, 빅데이터센터는 전사 조직인 소프트웨어센터로 넘겨졌다. 삼성전자가 국내 콘텐츠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솔루션센터에서 출시한 삼성북스삼성비디오등의 서비스를 올해 안에 모두 종료한다. 챗온도 미디어솔루션센터가 개발한 콘텐츠다.
 
삼성전자의 챗온 서비스 종료는 삼성전자의 MSC해체와도 무관하지 않다. MSC는 스마트폰 사업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콘텐츠 서비스 등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성공작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하면서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챗온 말고도 MSC가 주도한 전자책 서비스 삼성북스’, 동영상 서비스 삼성비디오등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콘텐츠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해외 개발조직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사용자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과 최근 미국에서 선보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비디오는 모두 MSC 산하 해외연구소가 개발한 것이다. 플랫폼사업도 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은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오큘러스VR’과 협업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모바일 결제 협력을 논의중인 루프페이도 미국 벤처기업이다.
 
세상사가 모두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 상황이 변하면서 비세에 몰리면 접는 것이 순리다. 삼성이라고 하는 것마다 모두 잘되고 성공하리란 법은 없다. 올초만 해도 중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감소의 충격이 지금처럼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이 승부의 세계다.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서 차세대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 삼성 황태자 이재용 부회장이 남달리 고민하고 뛰어넘어야 할 과제이자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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