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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오너 리스크와 '널뛰기 주가'
재벌가 오너 리스크와 '널뛰기 주가'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5.01.1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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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땅콩 회항’ 직격탄 이어 롯데-현대가도 등락 거듭

 
오너 리스크(owner risk)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오너(총수)의 독단 경영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기업의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오너에게 모든 것이 집중돼 있다. 그룹 안에서 전지전능한 신(神)적인 위상을 차지한다. 이른바 무소불위의 황제적 권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오너의 잘못된 판단으로 기업에 끼칠 수 있는 위험이 그만큼 크다.

최근 잇따른 재벌기업의 '오너 리스크'에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일으킨 잡음으로 주가가 급락하는가 하면 경영권 승계 기대감으로 오르기도 했다. 최근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파동을 겪은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 사건이 알려지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달 544450원에서 이날 45150원으로 1.5% 상승했다.
 
외견상으로만 보면 '유가 하락'이라는 글로벌 호재를 만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경쟁업체인 아시아나항공과 비교하면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아나는 같은 기간 5330원에서 7590원으로 42%가량 급등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1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가 다음날 검찰이 대한항공을 압수수색하고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오너 리스크' 때문에 '유가 하락'이라는 호재를 주가에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건이 신동주·동빈 형제 간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이어지면서 핵심 그룹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롯데제과는 신 전 부회장의 해임 소식이 알려진 지난 51756000원에서 15185만원으로 5% 넘게 올랐다. 이 회사는 롯데그룹 계열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롯데쇼핑의 지분 7.86%를 보유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 주가도 1477000원에서 1638000원으로 11% 가까이 올랐다. 롯데손해보험은 3.5%, 롯데푸드는 7% 상승했다. 이들 계열사는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되면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자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지분 확보 다툼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로 인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경우 경영권 승계 문제가 주가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려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13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13~15일 사흘 사이에 30만원에서 237500원으로 20% 급락했다.
 
현대차가 매각 사유나 향후 지분 방향 등에 대한 설명없이 진행하는 등 주주 및 시장과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던 현대차의 주가는 고점에 비해 20%, 기아차는 11%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당시에도 일방적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상당히 민감하고 위험한 특성이 있다. 주가 변동성이 심하고,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재료인 탓이다. 따라서 투자는 펀더멘털(실적)에 기반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이자 고언이다. 재벌의 특성상 오너그룹의 그룹 장악력이 너무나 극대화돼 있다. 그래서 간혹 오너 일가의 범죄행위는 시장 교란과 기업 경영 파행, 나아가서는 국가경제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제받지 않은 재벌들의 황제경영이 궤도를 일탈할 경우 얼마나 많은 사회, 경제적 부작용과 소모적 논쟁을 일으키는 지를 최근의 여러 재벌오너가들의 비뚤어진 행태에서 우리는 여실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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