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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과 현대차 정의선
삼성 이재용과 현대차 정의선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1.1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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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두 그룹 지배구조 관련주서 왜 등돌릴까?

 
지난해 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父子)가 모두 우리나라 주식부호 톱5’에 포진했다. 삼성SDS 상장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자산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부호 톱5에 재계 1, 2위 그룹 회장의 부자들이 모두 포진하게 됐다. 5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만 2등으로 유일하고, 기존 톱5였던 최태원 SK회장은 6위로 밀려났다.

해방 후 한국 재계엔 삼성 이병철,현대 정주영,포스코 박태준 회장 등 산업화 영웅들의 창업기가 있었다. 그리고 삼성 이건희, 현대자동차 정몽구, LG 구본무 회장 등의 수성기에 이어 미래의 경제계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는 40대 중후반이 많다. 재계 1, 2위 그룹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46,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44살이다. 이들 40대 기업인의 가치관과 선택은 한국의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장기와병으로 회장직무를 대행하는 이재용이나 경영 보폭을 넓혀가는 정의선 같은 승계형 차세대 리더들의 역량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들은 식민지, 전쟁, 절대빈곤의 시대를 모르고 성장해 나라에 대한 생각이 앞 세대들과는 다를 것이다. 삼성과 현대차는 3세 경영시대를 맞아 내심 고민이 많을 것이다. 기업을 둘러싼 안팎의 경영환경에 먹구름이 짙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대 후계자들이 거대 글로법 기업을 과연 제대로 꾸려갈 수 있을지 아버지 경영인들은 밤잠을 설칠 수도 있다.
 
증권가에서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관련 주식들은 이른바 황태자주로 불린다. 재벌그룹 오너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 승계 등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어서다. 지난 해 삼성그룹에 이어 올해 현대차그룹까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은 이들 그룹의 지배구조 관련주들을 주목한다. 그러나 정작 외국인들은 최근 지배구조 관련주에 등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모비스 주식을 올해 들어 대거 팔아치웠다.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현대모비스 주식을 970억 원 이상 순매도했다. 지난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14일까지 외국인들은 연일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현대모비스는 증권사들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꼽으며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는 종목이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대량 블록딜에 나섰다 실패한 현대글로비스 주식도 외국인들의 외면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은 이번 주에만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1천억 원 넘게 내다팔았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주인 제일모직도 외국인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14일까지 3거래일 연속 매도세가 이어졌다. 지배구조 관련주는 실적이나 전망보다 지배구조 관련 이슈에 따른 프리미엄이 얹어진다. 따라서 주가가 급상승하거나 급락하는 이른바 롤러코스터장세가 자주 펼쳐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해까지도 정의선 주식으로 불리며 고공 행진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블록딜 시도 소식이 나오자 지난 13일 하한가까지 곤두박질치며 하룻새 17천억 원의 시총이 증발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핵심주로 꼽히는 삼성SDS나 제일모직도 마찬가지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3.24%를 보유한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상장 이후 18만 원까지 주가가 뛰어올랐다가 현재 14만 원대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삼성 SDS도 현재는 26만 원 대로 폭락해 거품논란이 재연됐다.
 
주식은 일종의 실물경제 선행지표다.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원리는 국내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나 똑 같다. 특히 외국인들은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적과 성장전망을 믿을 수 있는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지배구조 관련주는 등락폭이 크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투자에 신중한 것이다. 그들은 단순히 추측이나 소문만 믿고 묻지마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유비중이 사상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미국 경제가 나홀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미국 주가상승 탄력이 커진 덕분이다. 또 달러강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환차익을 노린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미국 주식을 사재기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 외국인들이 삼성과 현대차의 지배구조 관련주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외국인들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주를 매도하는 이유로 불확실성을 꼽는다. 그들이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종목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은 철저하게 실적이나 사업전망을 보고 투자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예측하기 어려운 지배구조 관련주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용과 정의선은 지금 철저히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외국인들이 삼성과 현대차 지배구조 관련주에 등을 돌리는 이유가 명백해진 탓이다. 그들 스스로가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이 있는 지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 믿음을 주고 있는 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되돌아볼 일이다.
 
우리나라 재벌가에는 평범한 서민에도 못 미치는 경영능력과 졸부 근성이 두드러진 사람도 있다. 최근 대항항공 땅콩회항 사태에서 우리는 한국재벌가의 부끄러운 현주소를 여실히 읽고 있다. 이재용과 정의선이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 체제의 혜택을 받은 재벌기업 경영3세들은 선대 회장들의 개척자적 DNA와 긍정적 유산을 꼭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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