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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저가 담배' 논란
한심한 '저가 담배' 논란
  • 안규식 상임위원
  • 승인 2015.02.1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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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핑계 값 올리더니..여야 '싼 담배' 경쟁

 
도대체 우리나라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는 지 모르겠다.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파동으로 질타를 받은 새누리당이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저소득층을 위한 저가담배를 도입하고 연말정산 추가 납부세액을 분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저가담배에 대한 요구가 있어 정책위에 한번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담뱃값이 단번에 갑당 2,000원가량 올라 평균 4,500원에 이르자 저소득층과 노년층의 부담이 커진 것을 감안한 조치다. 이종훈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값싼 담배를 별도로 개발해 성난 민심을 달래보자는 의견이 회의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저가담배 추진 방침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국민 건강을 볼모로 가격을 올려놓고 다시 흡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그러자 이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지는 않았다.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것"이라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새누리당 정책위는 KT&G 등과 보완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저가담배 생산를 놓고 비난이 빗발친다. 국민 건강을 이유로 법을 바꿔 담뱃값을 올려 놓고, 이제 싼 담배를 피우다 건강이 나빠져도 상관없다는 것이냐, 비싼 담배 사서 피우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걷으려는 목적이었느냐..등등. 한마디로 여당 지도부의 판단이 오락가락 헷갈린다는 것이다. 결국 애초부터 담뱃세 인상이 세수를 늘리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것을 여당 원내대표가 스스로 자인한 꼴이다.
 
현실성도 떨어진다. 현재 담배 한갑에는 세금이 3550원 붙는다. 저가담배를 공급하려면 여야가 관련 세법을 다시 고쳐야 한다. 논란이 커지자 유 원내대표 측은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물러섰다. 하지만 이번엔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가세했니다. 말아 피우는 담배인 '봉초'에 한해 세금을 일부 감면해 저소득층의 담배 구매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논의가 진행될 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두가 설 민심을 의식한 인기영합성 발언이라는 점이다.
 
65세 이상 노인들한테만 저가담배를 판매한다는 주장은 더욱 가관이다. 노인들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노인들이 저가로 산 담배가 혹시라도 차익을 노리고 탑골공원 같은데서 밀거래라도 된다면 또 다른 사회문제를 낳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옛날에 나왔던 봉초담배를 판매한다는 발상도 나오는 모양이다.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이 가세했다.그는 말아 피우는 저가의 봉초담배를 활성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현재 전량 수입되는 봉초 담배를 국산화해 값싸게 팔자는 것이다.

여야가 약속이라도 한 듯 저가 담배를 제안한 것은 설 민심과 무관치 않다.최근 연말정산 파동에 담뱃값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악화한 민심을 달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국민건강을 명분으로 담뱃값을 올린 지 두 달도 안 돼 난데 없이 여가가 경쟁하듯이 저가담배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한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민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담배값을 인상한다고 해놓고선 말이다. 되지도 않는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결국은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인기발언이 아닌가 말이다.일관성없이 표심만을 의식한 정책 논의가 국민 혼란을 키운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정치인들 말대로 저가담배가 나오더라도 결국 질이 나쁜 담배를 돈이 없는 저소득층이나 나이많은 노인들이나 사서 피우라는 얘기나 다름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돈도 없는데 나쁜 담배나 피우고 빨리 죽으라는 것이냐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새로 취임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도 모두가 정략을 버리고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위하는 정책구상과 입법 실천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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