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고객 위주, 고객의 수익률 위주로 질적인 성장을 할 것입니다."
지난 달 삼성증권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 윤용암 사장이 "삼성그룹 신경영 선언이 1993년 이뤄지면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라고 했는데, 우리가 지금 바로 그 순간"이라며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윤 사장은 2주에 한번씩 발간되는 삼성그룹의 웹진 '삼성앤유' 최신호 <CEO의 책장> 코너에서 신임 사장으로의 경영 철학을 밝히며 "우리는 지금까지의 양적인 사고, 회사 위주의 사고를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가 고객 수익률만을 목표로 거기에 모든 것을 던진다'라는 신뢰와 믿음을 (고객에게)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삼성그룹이 그동안 만들어 온 삼성이라는 이름에 대한 믿음과 브랜드에 대한 평판에까지 삼성증권이 따라갈 수 있다면 (삼성증권에 대한 믿음은) 고객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될 거라고 믿습니다."
믿음과 신뢰를 쌓겠다는 윤 사장의 이같은 의지는 그의 집무실 모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윤 사장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붉은색으로 쓰인 '무신불립(無信不立)' 사자성어가 걸려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취임 이후 윤 사장은 무신불립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금융회사의 존립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 신뢰가 상실됐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전했다.
윤 사장은 상실된 고객 신뢰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여줬을 때 비로소 생겨난다고 했다.
"고객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이를 체계적인 사후 관리 프로세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컨설팅한다면 고객의 수익률과 삼성증권에 대한 믿음도 커질 것입니다."
수익률에 기반을 둔 믿음이 쌓이다 보면 저금리 기조 하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삼성증권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윤 사장은 기대했다. 그는 <CEO의 책장>을 통해 '경청(조신영, 박현찬 저)'을 추천했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일상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에는 4천개가 넘는 전화번호들이 상대방의 성격과 취미, 가족, 첫 느낌 등과 함께 기록돼 있다고 했다.
윤 사장은 '경청' 이외에 '투 래빗(인더 시두 저)'과 '리더의 언어(한근태 저)', '멀티플라이어(리즈 와이즈먼, 그렉 맥커운 저)', '유엔미래보고서2040(박영숙, 제롬 글랜 외)', '리더의 아침을 여는 책(김정빈 저)' 등 총 6권을 추천했다.
그는 '삼성화재 부사장→삼성생명 부사장→삼성자산운용 사장→삼성증권 사장'의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은 정통 삼성맨이다. 삼성그룹 최대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사장)로 영전했다. 지난 해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는 삼성증권 대표로 또다시 자리를 옮겼다. 불과 3~4년 만에 삼성에서 잇따른 '영전신화'를 기록한 CEO다.
<위 사진은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출처 삼성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