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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도로 다이어트를 위한 제언
성공적인 도로 다이어트를 위한 제언
  • 김창균
  • 승인 2015.04.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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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칼럼>최근 서울의 광화문 도로와 영등포 지역의 일부 도로에서 차로를 줄이는, 이른 바 도로 다이어트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도로 다이어트는 도로의 공급을 제한함으로서 불필요한 통행을 억제하여 대중교통과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차로를 줄여 자전거 도로나 보행로로 만드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인 도로 다이어트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의 청계고가도로 철거 및 청계천 복원과 시청 앞 서울광장 건설이 대표적인 도로 다이어트 사례이다. 두 곳 모두 차로를 줄였어도 주변 도로의 교통 소통을 악화시키지 않아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 청계천의 경우, 시민들에게 보행로와 녹색공간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시행했는데, 정책의 목표와 교통소통 원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시청 앞 서울광장의 경우도 차량과 보행자 모두가 효율적인 공간 이용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성공이다. 그러나 툭하면 각종 정치집회로 점령당함으로써 도로 다이어트의 순수한 목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뉴욕도 관광객과 보행자의 안전한 공간 확보와 사고예방, 그리고 자전거 사고방지를 위해서 약 8년 전부터 도로 다이어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 경우는 차로의 일부를 보행로로 바꾸는 것으로 서울 광장의 경우와 비슷하다. 런던 역시 도로의 폭을 축소하여 차량의 과속을 방지하고 보행자 공간을 늘리는 도로다이어트 정책을 성공리에 시행하고 있다. 서울 신촌의 연세로가 이와 유사하다. 이밖에 차량의 통행이 비교적 적은 대도시 외곽지역이나 중소도시에서도 차선을 줄여서 사고가 감소하고 혼잡이 완화된 사례도 있다. 모두 적절한 대상 도로의 선정과 명확한 정책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도로 다이어트는, 이 지역이 보행자와 차량들로 항상 크게 붐비는 곳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면서 대중교통수단 이용을 유도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지역은 우회도로 사정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도로 다이어트 추진 여건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영등포 지역의 도로 다이어트는 과연 필요한지 의문이다. 이 지역은 이미 교통량이 도로용량을 최대 3배 이상 초과하는 과포화 상태에 있고, 우회할 수 있는 도로도 매우 적기 때문이다. 현재도 500m 이동하는데 30분이상이 소요되고 있는데, 6차로를 5차로로 다이어트한다면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주변도로의 교통 혼잡과 무질서가 극에 달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 다이어트는 발상의 전환이다. 통상은 도시인구가 늘고 소득증대로 차량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도로를 증설하거나 넓히는데 도로 다이어트는 반대로 차로를 줄이는 것이니 말이다. 따라서 도로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반드시 충족돼야만 한다.

  첫째, 정책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보행 공간 확보인지, 원활한 대중교통통행인지 아니면 교통량을 줄이기 위한 것인지 정책방향을 제대로 잡고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전에 경찰, 지자체, 중앙정부 간에 긴밀한 협의를 통해 치밀한 집행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도로의 운영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불법주정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도로 다이어트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셋째, 자동차의 증가추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자동차가 늘어날 여지가 많다. 자동차 대수의 절대 증가는 도로 수요의 확대를 초래한다. 그러나 도로 다이어트는 반대 방향의 정책이다. 따라서 도로 다이어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역별, 시간별, 수단별 통행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또 정책의 시행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부작용도 사전에 철저히 예상해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 시행해야 한다.

  도로 다이어트는 해당도로와 주변도로에 대한 정확한 통행 현황 분석과 명확한 정책 목표 외에도, 시민들의 교통법규 준수와 철저한 단속이 조화를 이룰 때 성공할 수 있다.

 

 

필자소개
 
   김창균 ( bayridge2384@gmail.com )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교통공학 박사
 
   (주)미래융복합기술 대표이사

 
   (전)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장

 
   (전)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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