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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공주님, 우리들의 공주님!"
"조현아..공주님, 우리들의 공주님!"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4.25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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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패밀리 교육“ 놓고 여승무원-대한항공 공방..냉소적 화제 낳아

 
로열 패밀리(royal family)는 원래 황제나 왕의 가족을 말한다. 현대에 와서는 특정 사회에서 귀빈 대접을 받는 사람의 가족을 일컫는다.한국에서도 재벌과 오너그룹을  '로열패밀리'로 지칭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지금 한국 대통령의 임기는 5년 밖에 안된다. 5년 동안만 로열패밀리 지위를 누린다. 반면 재벌오너가는 죽기 전까지 임기가 없다. 사실상 '종신제 로열패밀리'인 셈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 사전에 '로열패밀리 응대 특별교육'까지 받았습니다." 이른바 땅콩회항당시 땅콩을 서빙했던 김도희 대한항공 승무원의 주장이다. 그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고소장에서 로열패밀리 응대 특별교육이 지난 해 125일로 예정된 조 전 부사장 탑승을 바로 앞둔 2일과 3, 두 차례, 1등석에 배정된 자신에게 약 4시간과 1시간, 모두 5시간에 걸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별교육은 조 전 부사장의 개인적 기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 전 부사장에게 써야 할 말과 쓰지 말아야 할 말, 가방은 어디에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비행기에서 음악을 들을 때의 소리 크기, 수프를 서빙할 때 최적의 온도 등 세세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별도로 김 승무원과 다른 승무원들은 조 전 부사장의 이전 탑승 때의 기록들과 보고서도 읽어야 했고, 이어 조 전 부사장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시연하는 역할극에까지 참여했다. 이 역할극에는 조 전 부사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이사진의 평가도 포함됐다.
 
고소장은 또, 김도희 승무원이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부터 어떤 정신적 육체적 폭력을 당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땅콩회항 당시의 상황도 상세하게 기술했다. 알려진 대로 마카다미아땅콩을 쟁반에 봉지째로 그릇과 함께 서빙하자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했고, 태블릿 컴퓨터에 저장돼있던 무려 900페이지에 이르는 매뉴얼에서 '땅콩 서빙' 규정을 쉽게 찾지 못해, 김 승무원과 박창진 사무장이 쩔쩔매던 당시 상황이 그려졌다.
 
화가 난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전용구역에 비치된 플라스틱폴더에 담긴 10페이지짜리 정보지를 가져오게 했고, 박창진 사무장과 함께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김 승무원에게, 그 정보지 뭉치로 얼굴과 가슴을 반복해서 때리고, 거칠게 잡아당기고 구석으로 밀치는 등의 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그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비명을 지르듯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 포함된 욕설을 계속했다고 했다. 김 승무원을 내리기 위해 비행기가 회항하던 도중, 다른 승무원이 가져온 땅콩 규정을 확인한 뒤, 조 전 부사장이 박창진 사무장에게 화살을 돌려 결국 박 사무장이 내리기까지의 전 과정이 기술됐다.
 
대한항공측은 김승무원측의 주장에 대해, 특별교육은 1등석 승객을 위한 맞춤서비스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로열패밀리여서가 아니라 1등석 승객이라는 차원에서 사전준비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 사건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은 한국의 검찰조사 과정 또 1심 판결문에 정확히 명시돼있는데, 김 승무원측이 사실관계를 과장되게 표현했다고 밝혔다. 김승무원측 법무법인의 일방적 주장이 담긴 소장 내용 공개는,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승무원의 로열패밀리 교육발언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사건으로 불거졌던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도덕성 논란이 한동안 잠잠하다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한한공이 이렇게 즉각 김씨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것은 오너 일가 도덕성 논란이 다시 점화될 경우 미국에서 벌어지는 재판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진행되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경우 1심과 마찬가지로 2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 이래저래 땅콩회항의 당사자인 조현아 기행'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의 국면으로 가고 있다. 단순히 '갑질' 차원을 넘어서 동화속 신비한 공주이야기처럼 때아닌 '로열패밀리 접대논란으로 이어져 세간에서 냉소적인 화제를 낳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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