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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무너지는 신한은행
'가랑비'에 무너지는 신한은행
  • 안규식 상임위원
  • 승인 2015.04.2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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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스템 붕괴로 실적 '퇴보'..특혜성대출로 배임 논란

 
‘창업이수성난 (創業易守成難)’-.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이룬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 '어렵게 얻고 쉽게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사업을 시작하는 것(창업)이 중요한지, 이룩한 성과를 잘 보전해 가는 것(수성)이 중요한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경남기업에 대한 퍼주기’식 대출의혹에 휘말린 신한은행은 검찰수사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침울하다. 검찰은 경남기업 채권단 소속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3차 워크아웃과 관련해 경남기업에 특혜를 주라는 금융감독원의 압력이 실제로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당시 워크아웃에 관여한 금감원 직원들의 통화 내역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일정표를 확보해, 금감원과 경남기업, 채권단의 접촉 횟수와 범위 등을 분석중이다. 
 
신한은행은 우량은행, 선도우량의 지위에서 점차 멀어져 가는 조짐이다. 우선 1분기 실적이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는 데다 대출시스템도 단단히 고장이 났다. ‘1등 은행자리 유지가 위협받고 있다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 클럽에 합류하는 등 뛰어난 수익 창출 능력과 치밀한 여신관리로 타 은행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 들어 경남기업 특혜지원 의혹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겹치면서 명성과 프라이드가 추락중이다.
'신한은행은 일류은행'이라는 브랜드 공식이 깨진 것은 대출시스템과 기강이 해이해진 탓이다. 경영진들이 부실채권으로 전락할 위험이 높은 줄 뻔히 알면서도 금융당국 등의 외부압력에 못 이겨 은행돈을 마구 퍼주는 무책임한 대출결정을 했다는 지적이다. 경남기업 특혜지원의혹 사건에서 신한은행이 외압에 밀려서 은행내실이 급속히 악화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3년 경남기업구조조정과 거의 같은 시기에 불법계좌조회 사건으로 곤혹을 치렀다. 신한은행의 공신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당시 경영진들은 이 사건을 막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했다. 당시 구조조정으로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성완 종 전 경남기업회장은 당시 국회 정무위 소속의원으로 있으면서 불법계좌조회를 빌미로 신한은행에 대폭적인 지원을 요구하기에 이른다불법계좌조회로 궁지에 몰렸던 신한은행은 결국 내부적으로 경남기업에 대한 지원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여기에 금감원이 반대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신한은행의 지원을 압박했다. 경남기업에 대한 신한은행의 묻지마식 지원은 이같이 '자의반 타의반' 식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한은행의 경남기업에 대한 특혜지원 과정에서 회사의 중요정책을 의결하는 이사회가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남기업에 대한 무상감자 후 출자전환 등은 은행수익에 큰 영향에 미치는 중요한 이사회 의결사항인데도 이사회 안건으로 회부된 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액이 크지 않는 대출건이라도 부실채권 소지가 높은 문제성 대출은 모두 이사회에 논의돼 부실을 최소화하려 했던 신한은행의 대출관행에서 경남기업이 예외가 된 것은 특이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경남기업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는 경영진들이 주주가치를 훼손한 명백한 배임행위로 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신한은행의 대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말한다. 경영진의 투철하지 못한 책임감, 업무미숙, 판단미스, 자리유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남기업 사건을 계기로 경영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는 한 제2,3'경남기업사태'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했다. 복싱경기에서도 잔 펀치를 자주 맞으면 오히려 큰 펀치 한방보다 더 손상(데미지)가 크다고 한다.대출시스템 붕괴로 실적이 퇴보하고 배임논란까지 이는 것은 분명 신한은행이 뭔가 단단히 고장이 나있다는 방증이다.
 
누구나 명성을 쌓기는 어려우나 허물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한동우 회장과 조용병 은행장 등 신한금융-신한은행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세계 일류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한 눈을 팔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구멍이 나서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보아왔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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