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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뉴스>SK이노베이션 사이트 차단 논란
<정리뉴스>SK이노베이션 사이트 차단 논란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5.05.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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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인트라넷' 두달동안 폐쇄..'특별퇴직' 맞물려 '입방아'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요즘 SK이노베이션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특별퇴직을 실시하는 가운데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사내 인트라넷 내 '통통'에 개설된 익명게시판을 향후 두달간 닫을 계획이어서 직원들의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최근 갑작스럽게 사이트 점검에 들어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점검으로 그동안 내부 소통의 장이 돼왔던 '통통' 익명게시판도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서비스 점검을 위해 당분간 이용이 어렵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최근 좋지 않은 회사 사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특별퇴직' 단행..직원들 소통 창구-'사내 인트라넷' 돌연 차단

 
최근 추진 중인 특별퇴직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들의 소통 창구를 회사 측이 제한하고 나선 것이란 의구심이다.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실시한 인력구조조정으로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희망퇴직을 원만하게 추진키 위해 직원들 간의 소통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로고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약 2개월간 사내 인트라넷과 사내 방송, 익명게시판 등 포털 사이트 전체를 리뉴얼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말을 아꼈다. 사내 인트라넷 내 익명게시판인 '통통'은 SK이노베이션의 수평적인 소통의 상징이었다.
 
과거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사장 시절 회사 호칭변경과 관련 직원들은 이 게시판에 제도시행에 부정적인 글을 올렸다. 구 사장은 사실상 재검토 지시의 글을 올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인 일화는 유명하다.
 

과거 CEO들, 소통창구 활용하던 익명 게시판..정철길 사장 '잠정 폐쇄'한 셈

 
이처럼 이 게시판은 익명을 발판으로 직원들의 의견교환이나 고충토로, 이슈공유 등의 창구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이번 점검이 이뤄지면서 여기에 사측의 특별한 목적이 있는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특별퇴직과 관련된 꼼수라고 보기도 한다.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와 공유를 막는 사실상 언로통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SK 신입사원 행사
18년 만에 특별퇴직 실시에 돌입하자 SK이노베이션 안팎은 술렁이는 가운데 직원들도 당황하는 기색을 보인다. 또 직원들 사이에서는 최근 잇따르는 구조조정 작업에 사내 분위기가 썰러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현재 SK텔레콤과 더불어 SK그룹의 양대 축인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부진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해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매출액 65조8653억원, 영업손실 2313억원을 냈다. 이는 창업 후 첫 영업손실이며 37년만의 적자다. 이같은 이번 희망퇴직의 배경이 됐다.
 

사측은 노조와의 소통에도 실패..희망퇴직 공고문도 노조와 협의없이 일방 발표

 
사측은 노조와의 소통에도 실패한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희망퇴직 공고문을 노조와 협의없이 발표하면서 노조측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이에 앞서 사측은 지난 12일 오후 노조에 희망퇴직을 통보한 뒤 13일 오전 공고문을 올렸다.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 하지만, 사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그 규모와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특별퇴직인 만큼 노사합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SK 로고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사령탑에 오를 때 부터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정 사장은 2000년대 초 SK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인력팀장(상무)을 맡는 등 구조조정과 인력관리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정 사장은 올해초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전 직원에게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할 것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신년회에서도 "겨울 폭풍과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며 "근본적으로 다른 마음가짐과 자세로 이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이나 사내방송 등을 통한 강연과 토론에서는 정 사장이 강조한 내용이 되풀이됐다.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CEO의 직접소통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군대에서 정신교육을 하는것 같다는 등의 반응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그룹 회장 '유고'중..SK이노베이션, 대화-소통 부재 회사로 전락

   최태원 회장
SK종합화학의 한 직원은 "(특별퇴직 등에 돌입한 것은)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SK C&C 때부터 구조조정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만큼 예상됐던 수순"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이 특별 퇴직 뿐 아니라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부 비리혐의로 구속중이다. 최근 정유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SK에너지는 포항물류센터를 100억원 수준에 매각했고, 또 다른 계열사인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부지 내 유휴부지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특별퇴직으로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절묘한 타이밍에 사이트 점검에 나섰다. 정 사장이 사내 익명게시판 점검을 구실로 애써 직원들과의 소통을 막고 있는 것이라는 의구심과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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