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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New)삼성'과 외신 시각
'뉴(New)삼성'과 외신 시각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5.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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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뉴 삼성'이 되려면 기초가 중요..부실공사는 '모래성' 초래

 
‘뉴 삼성(New Samsung)’의 태동-.

대중들에게 친숙한 제일모직이라는 사명(社名)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제일모직(1954)은 삼성물산(1938), 제일제당(1953)과 더불어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이다. 제일제당은 계열분리됐고, 이번 삼성물산과의 합병으로 제일모직사명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삼성물산이 명실상부한 그룹의 모태기업으로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물산제일모직이라는 사명을 놓고 오래 전부터 변경 논의가 있어왔다. 급속히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어울리지 않고, 글로벌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지 않은 사명이라는 게 주요 이유였다. 특히 2000년대 초 IT 붐이 일 때 논의가 활발했었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그룹의 모태기업인데다 창업주의 경영이념과 의지가 반영된 사명이라는 점에서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삼성물산을 합병회사의 사명으로 유지해 그룹의 정체성 계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다른 한 축이었던 제일모직사명을 포기함으로써 뉴 삼성(New Samsung)’으로의 발길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외신들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은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의 가치가 저평가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이 부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늘렸지만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사회는 재벌가문의 행동에 민감해지는 추세라며 삼성그룹이 합병의 시너지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해외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할지 불투명하다오너 일가는 주가상승 등으로 더 큰 이익을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합병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식이 저평가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합병이 오너 일가가 지분을 1.4%밖에 보유하지 않은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오너 일가 등이 지분의 4분의 3 가량을 보유한 제일모직의 가치가 과대평가된 것으로 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물산 주주들의 반발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션 카크런 CLSA 한국책임자는 이번 합병이 꼭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다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끼어들 경우 삼성물산의 표결은 막상막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 26일 합병을 결의했다. 이 부회장은 합병이 성사되면 삼성물산이 지닌 삼성전자 주식 4.1%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지니고 있어 합병법인에서도 지분 16.5%를 보유한 대주주가 된다.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6%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제일모직 지분은 23.2%를 보유한다. 따라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되면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합병 비율에 따라 16.5%로 낮아진다. 하지만 합병회사인 삼성물산의 대주주로서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결국 쥐고리 만한 지분으로 '돌고돌아서'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를 좌우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이 부회장이 이른바 경영승계의 `그립(grip)'을 강화하면서 재벌가 움직임에 민감한 한국에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합병이 '국민정서법'에 크게 어긋날 수 있다. 삼성은 합병의 시너지효과를 강조했지만, 외국의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의 시각은 냉담하다는 것이다.
삼성이 상속자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별다른 시너지가 없어 보이는 계열사를 맘대로 떼고 붙인다는 비판이 외신에서 나왔다. 번스타인리서치의 마크 뉴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일은 분명 `파워 무브(power move)'라며 사견임을 전제로 합병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소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식 가치가 이틀새 9조 7천억 원으로 1조 천억원 가량 불어난 것은 놀라서 자빠질 일이다.삼성그룹 3남매의 주식자산을 모두 합치면 이틀새 2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지금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취칙을 못하고, 노인들은 기초생활비가 없어서 자살하는 등 국민들의 민생은 말이 아니다. 이런 판국에 이틀 새에 수조원을 앉아서 버는 최고 재벌가의 주식동향을 일반인들이라고 모를 리 없다. 삼성은 부(富)의 정당한 승계와 사회적 책임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가. 
 
정당하게 번 돈도 엄청난 액수라면 사회적 환원이 강조된다. 하물며 삼성의 경영권 이양과정에서는 도처에 편법과 변칙, 꼼수가 꿈틀거린다. '뉴 삼성'이 내실있게 '튼튼한 뉴 삼성'이 되려면 부실공사를 해서는 안되며 기초부터 단단해야 한다. 국민들이 황태자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이양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납득하지 못한다면 '뉴 삼성'은 자칫 모래성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삼성그룹 지도부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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