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문화-한국과 미국의 차이
기부금 문화-한국과 미국의 차이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5.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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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후폭풍..무지한 공무원들, 기부문화 싹잘라

 
빌 게이츠 재단에 기부를 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자녀들의 성취감을 살려주기 위해 기부를 했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면 자식의 삶을 망친다고 생각했다. 미국에 노벨상이 많은 이유 중의 하나도 공익 단체들의 기부금이 각종 연구를 지원하고, 봉사단체 후원금이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해 쓰이기 때문이다.

행복지수를 국제적으로 비교한 결과를 보면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삶의 질(quality of life)'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선진국의 행복지수보다 방글라데시의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물질적 부를 추구하는 삶보다 함께 하는 삶에서 얻는 따뜻한 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사회적 부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가의 적극적 개입에 의한 분배정책과 개인의 자발성에 입각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기부는 물론 후자의 입장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부 문화는 근본부터 다르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형 산가인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기부는 미국의 귀족문화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기업은 준조세 성격의 기부를 한다. 재산가들은 증여세를 탈세하기 위한 방법 마련에 골몰한다. 말로는 탈세가 아니라 절세라고 강변한다기부금 세금혜택 축소가 기부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던 전망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기부문화 근간인 풀뿌리 기부가급격히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 1~4월 직장인 기부금액은 49억원에 불과했다. 55억원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 줄어든 것이다. 해마다 증가세를 보여온 직장인 기부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2013년말 세법을 개정하면서 소득공제 대상이던 기부금을 세액공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기부금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이 크게 줄었다. 세금감면 혜택이 줄어든 후 기부에 대한 욕구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난민지원 운동을 하는 자신의 선행을 적극적으로 사회에 알린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문제가 공론화했다. 우리나라는 겸손의 미덕을 최고로 여긴다. 공개적으로 자신의 선행을 알리는 연예인들을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는 대중들에게 기부 문화를 전파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는 연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각종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일시적으로 반짝 모금 운동을 하거나 삶을 정리하면서 전 재산을 기부하는 사례가 많다. 미국은 기부가 하나의 일상적 삶이고 기업은 기부를 소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 기업들끼리 기부를 위해 경쟁 시스템이 운영된다. 건전한 기부는 나누는 삶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으로 사회 공동체 의식을 확산케 한다.
 
물론 기부만능론은 경계해야 한다. 개인의 기부만을 강조하는 사회는 사회 구조의 현실적 문제점을 은폐하는 수단이 된다'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의 저자인 라인홀드 니부어는 1920년대 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자선사업을 하면 할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것을 체험했다. 당시는 경제 공황이 일어나기 전에 실업자가 구조적으로 많아지고 있었다. 지나친 기부는 수혜자들의 의존성과 수치심을 높이기도 한다. 기부 관련 단체들, 특히 종교 단체들의 기부금 오남용도 문제점이다.
 
중요한 것은 기부금에 대한 세금혜택을 줄인 한국과 달리 주요 선진국들은 기부금에 대해 한국보다 훨씬 높은 세금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해 내년부터 '기부 장려금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기본적으로 세금에서 빼주는 금액이 많아야 한다. 지금처럼 약 15%를 감면해 주는 정도로는 제도 정착이 쉽지 않다. 한국의 기부 문화는 그동안 고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중산층에서 중하위층으로 확대되는 과정이었다. 이런 추세에 싹을 자르는, 쐐기를 박는 행위를 정부가 스스로 저지른 것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들의 무지한 탁상행정이 모처럼 피어오르던 한국의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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