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0:30 (토)
보험업계 '말로만' 소비자신뢰 향상
보험업계 '말로만' 소비자신뢰 향상
  • 조연행
  • 승인 2015.06.02 10:45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마디 말보다는 ‘제 때, 제대로 보험금 지급’하고, 소비자를 편하게 해야

 

<조연행칼럼>생명보험사의 30%가 금융감독원 민원평가에서 ‘꼴찌’ 5등급을 받았다. 평가대상15개 생명보험사중 5개 보험사가 5등급을 받은 것이다.

 

소비자신뢰가 생명인 보험업에서 민원 즉, 소비자들의 ‘원망’이 최악의 등급인 5등급을 받은 회사가 1/3에 육박한다면 산업자체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보여 진다. 금융감독원 전체 민원의 절반이 넘는 민원이 보험사 민원이고 이의 절반이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발생된 민원이다.

보험은 미래의 가치와 효용을 기대하며 상품을 구매하고 가입 후 안정감을 갖는다. 보험사고 발생 시에는 정당한 보상을 기대하고 합당한 보험금이 지급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보험을 가입할 때 보험판매자는 정말 간이라도 빼어 줄 듯이 소비자를 대우한다. 더욱이 상품상의 불리한 점은 대개 말을 안 하거나 감춘다. 계약자가 된 이후로는 덤덤한 관계가 된다.한 달이라도 보험료가 밀리면 ‘실효’된다고 득달같이 보험료연체안내 통보를 등기우편으로 보내오지만 별로 시비꺼리가 없다.

문제는 보험사고가 발생하면서 부터다. 사고라도 나서 보험금을 청구하게 되면 보험사의 태도는 180도 달라진다. 소비자를 고객이 아니라 ‘보험사기범’이 아닌가 의심부터 하게 된다. “보험을 너무 많이 들은 것이 아니냐? 입원을 안 해도 되는데 입원했느냐? 보험들기 전에 병원다녔던 질병이 있었다. 고지의무 위반이다” 잡을 수 있는 꼬투리는 모두 잡아 건다.

소비자의 이때부터 이미 ‘보험사기범’으로 의심받아 기분이 상해 버리게 된다. 이때부터 보험사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게 된다. 과거에는 사망이나 상해 등 커다란 사고시 보험금이 지급되어 건수가 적었지만, 요즈음은 실손보험 등 입원 치료비 청구가 많아 소비자와 보험사와의 다툼이 잦다.

보험금 지급심사는 대부분 외주 손해사정법인 소속 조사원이 주로 하게 된다. 이 외주 손해사정법인은 대개 보험사에 근무했던 임직원이 차린 회사로 보험사가 요구하는 대로 “가능하면 보험금을 안주고 깍고 줄이는” 일을 하게 된다. 그래야만 재계약을 체결하고, 보너스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보험사들이 잘 알고 있음에도 알고도 모르는 척하고 있다. 바꿀 생각 조차 없다. 저금리로 발생한 이차역마진을 보험금이라도 줄여서 이익을 내려고 안달이 난 듯 ‘보험금지급거부’ 민원을 남발하고 있다. 보험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형사고소는 물론 법원에 민사조정, 채무부존재 소송을 마구 건다. 소비자를 ‘고객’이 아닌 ‘사기꾼’으로 보는 것이다. 해도 너무한 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보험협회가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생명보험 소비자 신뢰제고 추진단’을 꾸려 활동한다고 한다. 생보협회는 소비자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별·계층별 생명보험 정보제공 기회를 늘리고, 기존 소비자에 대한 찾아가는 계약관리 서비스, 휴면보험 조회서비스 안내, 미청구 사망보험금 찾아 주고, 청소년·일반인·교사 등 대상별로 특화된 맞춤형 보험 교육을 시행, 보험에 대한 기본지식을 전달하고 보험 신뢰를 높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다고 읽어버린 소비자신뢰를 찾을 수 있을까? 단언컨대, 이런 사업은 소비자 신뢰와 별로 상관이 없다. 신뢰회복의 답은 간단하다. 제대로 상품을 팔고, 제대로 보험금을 주면 된다. 소비자를 괴롭히지 말고 소비자로서 대우하면 된다.

 “친절, 서비스, 교육” 말뿐인 이런 것 보다는 제때 제대로 된 보험금만 지급하면 소비자는 만족한다. 약관에 지급하도록 된 ‘자살보험금’도 지급하지 않고 소송을 거는 생보사들의 행태를 보면 기대할 수 없는 ‘바램’ 일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보험금 지급을 빼놓고서는 ‘소비자 신뢰’는 구두선에 불과한 것이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약력> 

조 연 행 / 이메일 kicf21@gmail.com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현재)

금융소비자연맹 회장대행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보험개발원 소비자약관평가위원

한국소비자중앙생활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부이사

교보생명 상품개발담당팀 팀장, 지점장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