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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
여전한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5.06.0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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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규제 강화 비웃듯..지분매각-합병으로 그물망 빠져나가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도 국내 10대그룹 계열사 10곳 중 3곳은 내부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34개 사는 아예 계열사 일감 만으로 모든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재벌들이 정부의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쉽게 내부거래로 돈벌이를 하는 버릇이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지난 2013년 국회를 통과해 올 2월부터 발효됐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서 오너일가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인 회사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부터 연간 200억원 이상 또는 매출의 12% 이상 일감을 받으면 처벌토록 했다. 하지만 상당수 대기업들은 이미 법 기준을 벗어난 상태다. 단골로 쓰인 방법은 오너일가의 소유 지분율을 법상 기준(30%) 아래로 낮추거나(지분매각), 거래 관계에 있는 계열사를 아예 합치는(합병) 것이었다.
 
10대 그룹 598개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곳은 모두 173개 회사로 집계됐다. 전체 계열사의 29%에 이른다. 34개 회사는 아예 매출액 전부가 다른 계열사와의 거래로 발생했다. 그룹 별로는 LG그룹의 63개 계열사 가운데 30개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로 달성했다. 삼성그룹은 67개 가운데 25, 현대자동차그룹의 51개 계열사 중 18개가 내부거래 비중 50%를 넘겼다.이에 따라 지난해 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10대 기업의 내부거래는 1556천여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 원 넘게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감몰아주기에 걸리는 내부거래 금액을 86%(71,270134억원)나 줄인 현대차그룹은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을 29.99%로 낮췄고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위아와 현대위스코를 각각 합병했다. 내부거래 금액을 58.7%(18,8197,769억원) 줄인 삼성그룹도 옛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식자재업체 웰스토리를 분사하고, 건물관리업을 에스원에 양도하는 방법으로 6,149억원을 줄였다.
 
이처럼 일감몰아주기 처벌의 대상은 급감했다. 반면 실질적인 일감몰아주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재벌닷컴은 지난해 자산 상위 10대 그룹(공기업 제외) 598개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곳이 전체의 29.8%(173개사)에 달했다고 분석했다.'대기업들이 허술한 법 기준을 악용해 법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2013년 여야 합의로 처벌 기준을 정한 만큼 당분간은 법을 시행해 보고 수정 여부를 검토하는 게 순리"라고 해명했다.
 
올 들어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공식적으로 발효됐지만 결과적으로 상당 수 대기업은 지분매각, 합병 등의 방법으로 이미 법의 그물망을 빠져나가고 만 셈이다. '내부거래'에 대해 정부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내부거래는 여전히 줄지 않고, 매출액이 줄어든 사이에 내부거래 금액은 늘어난 탓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부적절한 거래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뭔가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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