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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스'와 ’한국 메르스‘
‘홍콩 사스'와 ’한국 메르스‘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6.0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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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에 국제적 망신, 국가 신인도 하락 우려

 
홍콩과 중국은 사스가 유행한 2003년 당시 경제에 큰 영향을 받았다. 한국의 경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향후 전개에 따라 최악의 경우 그 때의 혼란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홍콩과 중국은 당시 사스로 각각 299명과 349명이 사망했다. 홍콩은 그 해 3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두 나라는 모두 20034월부터 입국자가 크게 줄어 8월에야 원래 수준을 회복하기도 했다.

메르스 확산 여파가 국가신인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메르스 확산국이란 오명을 뒤집어 쓰면서 중국 등 주변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이목이 집중된다. 메르스 때문에 혐한(嫌韓)혹은 반한(反韓)기류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8일 한국의 경기도를 '여행주의' 지역으로 지정했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한국의 메르스 감염환자와 사망자 통계를 전하며 자국민에게 한국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지난 달 29일까지 모두 76명이 메르스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10명이 사망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번째로 메르스 감염자가 많은 국가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자가 87명으로 늘어나면서 아랍에미리트와 순위가 바뀌었다. 세계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가장 많은 5개국 가운데 중동에 속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동물원을 제외하고 낙타가 한 마리도 없는 한국이 손꼽히는 메르스 감염국 오명을 얻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방역체계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보여준다.
 
외신들도 한국의 메르스 확산 실태를 전하며 한국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한국에 공포감이 번지고 있다박근혜 정부는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아 국민을 위험에 처하게 했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백신과 치료법이 없는 이 병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너무 느리다며 우리 정부의 부실한 초기대응을 꼬집었다일본 교도통신 역시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한국과 정보공유 약정이 있는데도 어떤 병원인지 알려주지 않는다며 병원공개를 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미 우리나라의 위기 대응체제가 엉망이라는게 국제사회에 모두 알려지고 말았다. 지난 해 세월호 침몰때 속수무책이었던 정부가 이번에도 똑같이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400여년 임진왜란에 당한 뒤 30여년 만에 병자호란에 또 당한 조선조정과 다를 바 없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문제는 메르스가 심각하게 퍼질 경우 상품과 서비스 교역 감소에 다른 수출부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생기는 내수경기 침체, 서비스업종의 산업활동 감소가 한꺼번에 일어날 가능성도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지금 수출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내수경기에 중국인 관광객이 미치는 영향도 커져 있다. 메르스 사태가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메르스 때문에 회복조짐을 보이던 내수는 물론 환율 영향으로 부진한 수출에도 부담이 커졌다. 수출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원화약세 현상을 유도하는 차원에서라도 기준금리 추가인하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국제사회 이슈로 번지고 있다. 메르스 확산소식이 세계에 알려지면 내수에 이어 수출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또 국가 이미지가 추락하면 한국인 여행객이나 유학생, 교민 등도 유무형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사태가 '안티 코리아' 사태로 번지지 않을까를 우려해야 한다. 국제신인도를 올리기는 어려워도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우리 정부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수준은 국제적 여론과 한참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들은 8일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을 불러 긴급현안질의에서 메르스 경계경보를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문 장관은 국가의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해 여야 의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한국의 메르스확산이 '홍콩 사스'처럼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 곤란하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외국과 외신들이 예의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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