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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주주 친화정책
삼성과 주주 친화정책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5.06.1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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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자 반발은 삼성이 자초…주주가치훼손 안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놓고 벌어지는 삼성그룹과 엘리엣매니지먼트의 대결이 확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재벌그룹의 주주 친화정책에 교훈을 던저주고 있다.

엘리엣매니지먼트가 법적 공방에 들어가면서 이번 전쟁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한번 사냥감을 정하면 지독하게 물고 늘어지는 특징이 있다.이런 양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구도를 뿌리채 흔들어 놓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며 안전한 경영권 승계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대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상관없이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논란을 낳고 있다. 따라서 합병이 이뤄지고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한다고 해도 상처뿐인 영광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합병은 '이건희 삼성'에서 '이재용 삼성'시대로 가는 중요한 길목으로 평가된다. 제일모직 지분 23%를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을 통해 합병법인 지분 16.5%를 확보, 그룹 계열사의 지배력을 강화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 부회장의 지분은 0.5%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보유지분은 4.1%. 이번 합병이 삼성가의 경영승계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그 본질이 이건희 일가의 '부의 대물림'에 있다는 평가다경제개혁연대는 이번 합병에 대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업재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만약 삼성물산 주주들의 반발로 합병이 무산될 경우 '이재용 삼성'구축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영능력검증에 대한 문제를 제외하고라도 삼성과 오너일가를 보는 세간의 눈이 곱지만은 않다. 삼성이 부당이득논란, 무노조경영, 백혈병문제 등 사회적책임 문제를 외면해온 탓이다. 이 상황에서 이번 합병문제 처리가 길어질 경우 자칫 '이재용 삼성'을 보는 부정적인 여론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문제는 이같은 상황을 삼성 스스로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8일 논평에서 외국계 펀드의 삼성물산 합병 반대는 삼성이 제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유와 합병비율, 주주설득 작업이 모두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철저하기로 유명한 삼성이 이같은 상황에 처한 것은 '자충수'라는 풀이마저 나온다. 국내에서 '삼성공화국'으로 까지 불릴 정도로 비대해진 자신들의 영향력을 믿고 너무 자만한 꼴이라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삼성은 합병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미래비전 제시나 주주가치제고책 등에서 주주배려에 소홀했다"면서 "주주들을 진심으로 주인으로 생각했다면 이렇게까지 했겠느냐.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삼성의 주주가 오너일가 밖에 없느냐는 불만이 커질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뒤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만큼 국내외에 삼성의 적들이 적지 않다 얘기인 셈이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이 이제라도 주주친화 정책으로 주주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도 나온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확보를 위해 추진되는 만큼 기존주주들이 합병에 동의할 수 있는 명분을 스스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이 국민들에 약속한 '사재출연'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부를 2세들에게 그대로 넘기려 한 이건희 회장의 의지를 받들어 '황태자 이재용'을 왕좌에 앉히려던 삼성이 이번에 제대로 뒤탈이 났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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