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에서 생각해 본 '문무왕 리더십'
대왕암에서 생각해 본 '문무왕 리더십'
  • 이종각
  • 승인 2015.06.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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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각칼럼>경주시 감포 앞바다에 있는 대왕암을 오랜만에 찾았다. 삼국사기에는, 문무왕이 죽자(681년) 유언에 따라 화장 후 "신하들이 동해어구의 큰 바위 위에 장사지냈으며, 그 바위를 대왕암이라고 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삼국유사에는 "문무왕께서 왜병을 진압하기 위해 이 절[감은사]를 짓다가 마치지 못하고 돌아가시어 해룡(海龍)이 되셨고, 그 아드님이신 신문왕께서 즉위하시어 공사를 마쳤다(682년)”는 기록이 있다. 이 '대왕암 스토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온 몸을 던져 국난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지도자상이다.

  
문무왕이 사후 '호국해룡'이 되겠다고 한 것은, 달리 말하면 왜의 침략이 그만큼 우심(尤甚)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왜의 신라 침략은 삼국사기에 기록된 것만 해도 총 35회, 수도인 경주까지 쳐들어온 온 경우만 해도 9회에 이른다. 그때 마다 신라는 막대한 인명,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통일신라시대에는,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왜의 침략은 단 한 번뿐이다. 살아서는 당나라 군대를 몰아내 삼국통일을 완수하고, 죽어서는 해룡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헌신적인 애국(愛國), 애민(愛民) 리더십이 일구어 낸 결과라면 지나친 해석일까?

  
북한은 지난 5월초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날렸다. 북한이 날린 SLBM은 물론 바다 건너 일본보다는, 한국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 발사장면은 북한이 미군의 발사 영상을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후 핵무기개발은 물론, 시험단계라지만 SLBM개발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체제 불안정의 북한이 예측불능의 대남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우리에게는 심각한 안보상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의 SLBM 발사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우리국민이다. 일반에겐 명칭조차 생소한 SLBM이란 무기를, 북한이 개발했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겠다.’ ‘북한이 바다 밑에 들어가 쏘면 다 맞겠네.’라는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잠수함, 해군기지가 어디에 있든 다 추적할 수 있고 사전대응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국방위 논의나 언론 등에서는 북한이 이를 실전배치할 경우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Kill Chain)’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고, 일반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와 반대로 북한의 SLBM 발사가 오히려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있다.

  
매년 수많은 아사자를 내는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 개발에 혈안이 되어 세계의  말썽꾸러기, 조롱거리가 된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지금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도 그리 간단치 않다.
  
현재도 천안함 폭침은 북한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층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해군기지(제주 강정마을)건설 반대로 온갖 소동을 피웠다. 북한이나, 중국 등이 핵개발을 하고 군비를 확장하는 것은 저들의 자주국방, 내정문제이니까 이해해 주어야 하고, 우리가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안 된다는 말인가? 거기에다 어느 해군참모총장은 재직 중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한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에 거액의 뇌물을 받고 쇠고랑을 차는 등 방산비리는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악취를 진동시키고 있다. 세월호참사 이후엔 계층별, 지역별, 세대별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최근엔 메르스 내습으로 나라전체가 흉흉하다.

  
나라밖으로도 일본은 아베정권 출범 후 군사대국화, 우경화노선으로 치닫고 있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슈퍼 차이나’가 된 중국은 아시아지역 헤게모니 쟁탈전에 나서 미국, 일본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처럼 나라 안팎이 매우 어지럽다. 문무왕처럼 죽어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지도자가 아니어도 좋다. 여야, 계파차원을 넘어 국민을 하나로 묶어 대내외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

 

필자소개

    이종각 ( jonggak@hotmail.com )  
    동양대학교 교수 (교양학부, 한일관계사)
 
   EBS이사
 
   (전) 일본 주오(中央)대 겸임교수
 
   (전) 동아일보 사회부·정치부기자, 정치부차장, 심의팀장
    

 
   저  서
    자객 고영근의 명성황후 복수기, 동아일보사, 2009년
    이토 히로부미, 동아일보사, 2010년
    추락하는 일본, 나남, 2011년
    일본난학의 개척자 스기타 겐파쿠, 서해문집, 2013년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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