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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 필요한 '관리의 삼성'
자성 필요한 '관리의 삼성'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5.06.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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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알고도 관리 안된다면 곤란..모르고 당한다면 더 큰 문제

 
‘관리의 삼성’-. 항상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유기적인 경영 시스템에 국내외의 찬사가 이어져 왔다. 사업 부문별 책임경영과 컨트롤타워 시스템이 연 매출 230조원, 임직원 29만명의 삼성을 이끌어 왔다.

이런 삼성그룹이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물산이 합병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의 허술한 메르스 관리가 국가적 재난을 부르고 있다. 계열사 합병과 병원운영이 별개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두 사안이 사회적 쟁점화한 데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최악의 위기상황을 가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닐까.  결국 '관리 및 시스템의 왕자으로  불리는 삼성의 위기관리 능력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메르스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관리의 삼성의 실패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미 감염됐고 그 숫자가 끝없이 늘어나면서 삼성서울병원의 명성이 빛을 잃었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 초기만 해도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나 다름없었다. 정부가 병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상 삼성서울병원이 나서 병동봉쇄 등의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았다.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위기관리 실패가 일개 병원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국가경제 전반에까지 막대한 손실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삼성물산의 합병논란 과정에서도 관리의 삼성이란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달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이사회를 통해 두 회사의 합병을 전격 선언했다.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합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재용 부회장의 부드러운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라는 변수가 돌출했다이건희 회장 부재에 따른 지휘체계 공백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최악의 상황까지도 가정할 리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삼성전자의 장점 중 하나는 남보다 빨리 치고 나갈 수 있는 스피드’이다. 이 장점이 통하기 위해선 변화를 위한 창의력이 필요하다.하지만 창의력과 스피드를 동시에 갖출 수 없는 법이다. 따라서 관리의 삼성에도이제 변화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삼성의 세계시장을 휩쓸던 스마트폰의 경우 중저가 제품의 경우 중국 소비자를 중심으로 샤오미 같은 경쟁사 제품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비수기인데도 삼성의 '밀어내기' 물량이 지나치게 많았고 중국 업체를 과소평가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중저가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중국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라인업을 다양화했지만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경쟁사의 공격적 가격 정책은 삼성전자 유통 채널 재고를 늘렸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대로 이어졌다. 한마디로 삼성이 예측은 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지나친 자신감이 정확한 예측 능력을 무디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삼성전자는 스스로가 애플인 줄 알았던 것이라는 빈정거림도 나왔다. 갤럭시S 마크가 찍힌 제품이라면 어디서나 통용될 줄로 알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관리의 삼성이 위기를 알고도 관리가 안 된다면 곤란하다. 반면 위기를 모르고 당하고 있다면 한국경제의 앞날을 위해서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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