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뉴스>김병헌 KB손보 사장과 '서금회'
<정리뉴스>김병헌 KB손보 사장과 '서금회'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5.07.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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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변신의 명수'(?)..향후 역할 KB금융 경쟁력 좌우할 수도

      김병헌 사장
“KB손해보험의 새 출발은 그룹의 재무적인 안정성을 강화할 뿐 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새로 출범한 KB손보의 첫 선장을 맡은 김병헌 사장(전 LIG손보사장)은 “KB금융그룹의 핵심가치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해 1등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앞으로 KB손보가 은행을 비롯 카드 서비스와 결합도니 신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내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주인 바뀐 상황서 CEO 연임은 매우 이례적

 
소속 보험사의 주인이 바뀌었는데도 CEO(최고경영자)가 그대로 연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 KB금융 내부 출신이 KB손보를 맡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결국 김 사장이 낙점됐다. 김 사장은 최근 1년여 동안 매각 이슈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LIG손보를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LIG손보의 전신인 범한화재해상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한 ‘LIG맨’이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영업과 경영 전반을 두루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KB금융에서도 김 사장을 “KB손보를 맡을 만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KB손보 출범식
사실 지난 해 LIG손보가 KB금융으로 인수되면서 사장 교체설이 무성했다. 아무래도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에서 CEO를 교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LIG손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KB금융 출신 전직 임원들 위주로 구체적인 사장 후보 명단이 나돌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이른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이다. 김 사장이 재선임되면 서금회 배경이라는 금융계 안팎의 논란이 한차레 일었다.
 
김 사장은 서강대 경영학과 76학번으로 서금회의 일원이다. 지난해 말 윤종규 회장의 첫 취임 인사에서는 KB시스템스 대표로 김윤태 전 산업은행 부행장이 선임됐다. 그 역시 서강대 경영학과 75학번, 서금회 멤버다. 또 ‘KB 사태’와 관련해 징계를 받고 사퇴했던 박지우 전 수석부행장이 불과 석달 뒤 자회사인 KB캐피털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박대표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75학번이다. 지난 2007년 서금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고 6년여 동안 회장을 역임했다.
 
이처럼 KB금융 그룹 자회사 대표에 서금회 멤버들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또 다시 금융계 인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KB측은 “그런 오해를 살 수는 있지만, 능력과 조직의 안정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인사였다”고 해명했다.
 

김 사장, 서강대 경영학과 76학번으로 막강한 서금회 멤버

 

김 사장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그가 LIG손보의 전신인 범한화재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한 보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평사원으로 입사, 영업과 경영 전반을 두루 거쳤고, 또 LIG손보가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초대 CEO에 올랐다. 내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LIG손보 시절 김 사장
김 사장이 인수합병이 지연되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 사실 KB금융 내에 보험전문가가 별로 없다. KB생명이 있긴 하지만 손해보험 계열사는 없기 때문이다. 또 인수 과정에서 임직원의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끌고가려면 내부적으로 신뢰가 두터운 인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김 사장이 여러모로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
 
문제는 ‘새 술을 새 부대에’라는 인사철학을 무시하고 기존 CEO를 재선임한 데 따른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일부에서 그런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구조조정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보통 M&A 후에는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를 비롯해 경쟁사들이 이미 구조조정를 실시했다. 또 KB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 역시 최근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그만큼 구조조정의 압박이 높다.
 

'새 술 새 부대’ 무시.. 기존 CEO 재선임 한계 있을 듯

 
반면 김 사장은 최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구조조정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관심사다. KB손보의 새 선장으로서 김 사장이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KB금융은 은행을 빼면 이렇다 할 계열사가 없다. 그래서 LIG손보 인수에 따른 의미가 그만큼 크다. LIG손보의 역할에 따라 KB금융의 전체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는 샘이다.
 
        KB손보 로고
KB손보 입장에서도 업계에서 만년 4위권에서 벗어나 2~3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무려 1000개가 넘는 국내 최대 지점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잘 살리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김 사장이 직원들을 잘 추스르면서 KB금융과 시너지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게열사인 국민카드와 제휴해 체크카드 고객을 상대로 무료 해외여행자보험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특히 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전략에 커다란 변화가 점쳐진다. 저축성보험 판매에 국한돼 있는 판매전략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장성 상품 판매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KB손보의 수익구조 안정화는 물론 매출 신장을 통한 시장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 연임에는 아직도 서금회 그림자 어른거려

 
아울러 손해율이 양호한 기업성 보험, 특히 범 LG그룹가의 계약건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될 전망이다.이른바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수익창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옛 LIG손보가 업계 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고, KB금융의 영향력 또한 막강하다. 향후 보험시장 판도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서금회로고
그럼에도 보험전문가인 김 사장의 연임에는 아직도 서금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지난 해 말 LIG손보를 인수한 KB금융이 처음에는 CEO 교체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현 대표인 김 사장을 바꾸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 꼽혔다고 한다. 금융권에서는 김 사장이 당시 서강대 인맥 등을 동원해 맹렬히 구명(救命)운동에 나섰다는 얘기가 한때 나돌았다.
 
이에 대해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은 CEO를 바꿔 회사를 혁신하기 원했을지 모르지만 김 사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KB금융지주 수뇌부가 이 때문에 자칫 KB손보 CEO 인사를 둘러싸고 불필요한 서금회 논란이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했을 것이라고 한다.
 
다른 금융계 관계자는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는 원칙적으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정부의 입김이 강한 KB금융에서는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고 KB손보의 소프트랜딩을 위해서 일단 보험전문가인 김 사장을 연임시켰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사장이 절묘한 처세술로 여러 주인을 섬기는 '변신의 명수'인지 아니면 언제 어디서든 훌륭한 성과를 내는 보험출신의 명(名) 전문경영인이 될 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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