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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이냐 반대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이냐 반대냐
  • 류동길
  • 승인 2015.11.2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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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칼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이냐 반대냐를 묻는다면 어떤 답을 할 수 있는가. 앞뒤 사정 다 빼고 그렇게 묻는 건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다. 교과서 내용을 먼저 밝힌 다음 국정화 찬성과 반대를 물어야한다.

  교과서에 거짓과 오류, 잘못 기술된 사례는 즐비하다.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북한은 '국가수립', 대한민국은 ‘독재’ 북한은 ’후계체제‘ 등등 교과서 곳곳에는 반(反)대한민국 정서가 흐르고 있고 대한민국은 친일·독재·분단 세력이 이끌어온 나라, “정의가 패배한 역사”의 나라가 돼있다. 6·25 전쟁도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애매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 세계적 성공사례가 된 대한민국은 교과서에는 없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은 있지만 산업화에 기여한 이병철·정주영 같은 기업가는 없다. 반(反)기업정서가 교과서에 흐른다. 미국의 역사교과서엔 카네기·록펠러 등 기업인을 자세히 기술하고 스티브잡스·빌 게이츠도 등장한다.

  역사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역사에는 명암이 있고 역사적 인물에 공과가 있다. 역사를 보는 눈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역사를 감정적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역사적 사실을 모두 기술할 수는 없다. 경중(輕重)을 따져야 하고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고의로 누락시키거나 왜곡해서는 안 된다. 역사를 진실탐구로 보지 않고 이념투쟁의 수단으로 보려는 의도를 깔아서는 더욱 안 되는 것이다.

  고교 역사교과서는 8종(種)으로 다양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양성은 허울일 뿐이다. 무엇을 위한 다양성인가. 대한민국의 체제부정과 역사적 사실 왜곡,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 등을 허용하는 게 다양성일 수 없다. 그동안 교육부는 잘못된 내용의 수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역사를 정치·이념투쟁의 수단으로 보려는 민중사관을 가진 집필진이 소송을 제기하거나 교묘하게 표현만 바꾸는 등 교육부의 지침이 통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무능과 직무유기 때문이다. 정부는 검인정제도를 강화하는 것으로는 교과서 부실과 왜곡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국정으로 바꾸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정부가 현행 교과서에 문제가 많고 검인정으로는 바로잡을 수 없다고 했으니 국정화를 반대하려면 여러 종의 ‘편향교과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먼저 밝히고 정부 주장의 잘못을 반박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는커녕 쓰지도 않은 국정교과서를 ‘친일·독재교과서’로 못 박는다. 이건 상영되지도 않은 영화를 좋다거나 나쁘다고 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이 어느 땐데 누가 친일·독재교과서를 만들자고 한다는 것인가. 교과서만이 문제가 아니다. 교실에서의 편향적 수업은 또 다른 문제다. 좌편향 교사들은 온갖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교사의 사상과 이념을 전수하려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국정화 반대세력들은 국정교과서 필진에 대해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교적 객관적으로 쓰였다는 교학사 교과서가 지난 번 검정을 통과하였을 때 이들 세력은 출간을 막으려고 출판사에 방화와 살인 협박까지 했다. 출간된 후에는 교과서의 채택을 막는 일을 조직적으로 벌여 채택률을 0%대로 만들었다. 이번에는 국정화 집필자로 거론만 돼도 ‘친일파’ ‘어용’이라고 매도한다. 이는 집단테러이자 인민재판이고 인격살인이다. 과연 이 땅에 지성이 살아 있는가.

  교과서 문제의 본질은 국정화 반대냐 찬성이냐가 아니다. 교과서가 잘못돼 있다면 이를 바로 잡아야하는 문제다.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자는 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과거를 되새기고 현재를 제대로 읽고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과제다. 결코 정권의 편을 드는 일일 수 없다. 이제 남은 과제는 좋은 교과서 만드는 일이다. 정부에 맡겨진 책무는 막중하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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