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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증권'의 탄생
'미래에셋대우증권'의 탄생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5.12.2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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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박현주의 도박과 성공의 역사

 
“대우라는 이름을 계속 쓸 것입니다. 대우증권은 한국 증권의 역사와 같은 회사입니다. 사라지게 할 수 없습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간판을 바꿔 달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대우증권을 인수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첫 인터뷰에서 앞으로 새 상호를 미래에셋대우증권이라고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증권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의 꿈을 이뤘다. 젊은 시절 대우증권은 제 우상이었다. 이제 미래에셋과 한울타리에서 일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 강의시간에 우연히 접한 '주식'이라는 두 글자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1년치 학비와 생활비를 들고 명동 증권가를 기웃거리던 청년 박현주는 동양증권에 신입 영업사원으로 입사한다. 그 뒤 32살에 동원증권 지점장이 돼 국내 증권사 최연소 지점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점장 부임 뒤 꼴찌 지점을 2년 만에 전국 1등으로 만들었다. 증권사 지점 근무시 엄청난 수익률로 증시를 휘어잡았다. 은행 적금이 서민들의 유일한 재테크 수단이었고 돈있는 사람은 모두 부동산에 집중하던 그 때 그는 주식으로 업계의 '스타'가 됐다.
 
절정의 명성을 구가하던 1997년 돌연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린 게 오늘 날의 미래에셋이다.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에 이어 이듬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박 회장은 국내에 간접투자라는 새로운 투자의 길을 또 제시했다. 개인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발상에서 나온 펀드. 당시에는 펀드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다. 지점 근무 당시 유명세를 십분 활용, 본인의 이름을 딴 국내 첫 '박현주 1호 펀드'로 대성공을 거둔다. 3억 만들기, 디스커버리, 인디펜던스 등 국민 재테크 펀드도 박 회장의 손에서 나왔다.
 
“(저는) 단순히 대우증권이라는 회사를 산 것이 아닙니다. 한국 자본시장의 중심, 나아가 시장을 통째로 산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페어몬트호텔을 인수한 것을 두고 호텔이 아니라 피카소를 산 것이라고 주변에 말하곤 했습니다. 이제 피카소를 뛰어넘는 그 무엇을 손에 쥔 셈입니다.”
 
투자의 귀재인 박 회장이 이번 인수를 얼마나 꿈꿔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지주 회장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미래에셋증권과 합병을 할 경우 회사이름을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된다.‘대우라는 브랜드가 대중적이지만 박 회장이 미래에셋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미래에셋금융 내부에서 합병을 할 경우 당분간 미래에셋대우증권을 사용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미래에셋증권으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앞으로 우리나라 증권업계는 다소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중위권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전무후무한 자본금 7조원대의 압도적 1위 증권사로 우뚝서게 됐다.고만고만한 증권사간 인수합병이 아니라, 대형사 2곳의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창업 10년 만에 자산규모 7천배, 조직규모 1200배로 키운 미래에셋그룹 중 다소 뒤쳐졌던 미래에셋증권마저 1위로 올라섬에 따라 그룹 전체적으로도 제 2의 도약이 가능해 졌다.규모나 시너지 자체도 역사에 남을 일이다. 박 회장은 1가구 1펀드 시대를 앞당기며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을 이끌어 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해외로 나가, 국내 금융투자업을 널리 알리고 있다. 세계 11개국 17개 법인을 만들었으며, 32개국에 미래에셋의 금융상품이 한국의 미래에셋이라는 이름을 달고 팔리고 있다.
 
사실 도박과 성공은 '동전의 양면'인지도 모른다.이병철-정주영 회장도 세상사람 모두가 도박이라고 할 정도의 무모한 일에 도전해 성공을 거둔 경영의 귀재들이다.평범한 증권사 말단 사원으로 출발한 박 회장은 차근차근 커나가, 45년간 사실상 국내 1위 증권사였던 대우증권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그도 대우증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이병철-정주영 회장의 일대기를 밤새워 읽었다고 한다. 대우증권과의 합병으로 거대해진 자본금을 활용한 그의 투자 수완과 승부사적 기질이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만들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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