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학대 끝판왕" 증언 봇물.."폭행 줄었으나 욕설-인격비하 여전"
최근 재벌가의 잇단 갑질 논란에 현대가(家) 오너 3세인 정일선(46)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 가세했다. 정 사장의 수행기사 ‘갑질 매뉴얼’ 등이 드러나 충격을 안긴 것이다. A4 140장에 이르는 이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방법 등 하루 일과가 매우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최근 재벌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행기사 근무환경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기독교방송(CBS)은 “이 꼼꼼한 매뉴얼대로 하지 못하면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들에게 'X신같은 X끼"라며 폭언·폭행은 물론 경위서를 쓰게 하고 벌점을 매겨 감봉까지 했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행기사 매뉴얼을 보면 △ 모닝콜은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일어났다, 알았다"고 하면 더 이상 안 해도 됨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중략) …신문 깔고 서류가방은 2개의 포켓 주머니가 정면을 향하게 둠 △ 출발 30분 전부터 '빌라 내 현관 옆 기둥 뒤'에서 대기할 것 △ (운동복)세탁물을 '1시간 내' 배달하지 못할 경우 운행가능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등 지시사항이 많고 굉장히 까다롭게 적혀있다.
보도에 따르면 수행기사 업계에서 고참 격인 A 씨는 몇 년 전 정 사장의 폭언과 폭행 탓에 하루하루가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출근 전 정 사장의 속옷과 양말, 운동복 등을 챙기는데 속옷은 군대에서 접듯이 세 번 각 잡고 밴드 쪽으로 말아 올려 개야 하고, 가방에 넣는 특정 주머니가 있다. 양말이나 다른 옷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다른 데 넣으면 맞는다”는 것이다.
“‘이 X끼야’라는 욕설은 그 자체가 호명으로 받아들여졌다는 A 씨는 ”인격이라는 것은 절대 없다“며 매뉴얼을 지키지 못하면 정 사장이 ”누가 니 맘대로 하래? X신 같은 X끼야, 니 머리가 좋은 줄 아냐? 머리가 안 되면 물어봐“라며 인격 비하적인 언행을 퍼부으면서 주먹으로 머리를 쾅쾅 내리쳤다고 증언했다.
그는 “정일선 사장이 권투를 해서 맞으면 정말 아프다”면서 “조인트 까이고(정강이 차이고) 많이 맞을 때는 2~30대씩 주먹으로 머리를 연속으로 맞았다”면서 떠올리고 싶지 않던 기억을 털어놨다. 전 수행기사 B씨는 “차가 막혀 (약속장소에) 늦으면 당연히 욕먹고, 차가 안 막혀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도 욕먹는다”고 털어놨다. 맞는 것도 ‘일상’이었다
전 수행기사 C씨 역시 정 사장 본인이 늦게 나와 놓고서는 “시간 걸리는 거 뻔히 아는데 너 왜 나한테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말 안 했어. 5분 늦을 때마다 한 대씩”이라며 윽박을 질렀다고 밝혔다. 현대비앤지스틸 기사면접을 봤던 한 수행기사는 면접 당시 사전에 “‘혹시라도 주먹이 날아가도 이해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수행기사들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한 공중파 방송에서 재벌가 수행기사들의 폭로가 쏟아진 뒤부터 행동을 조심, 폭행만큼은 잦아들었다. 그러나 “욕설과 인격비하 발언은 여전하다”는 후문이다. 대신 경위서와 감봉제가 강화됐다. 이전에는 사고를 내거나 중대한 잘못을 했을 때만 경위서를 썼다면 VIP 매뉴얼을 지키지 못할 때도 건건이 경위서를 쓰고 벌점을 매겨 이에 따라 감봉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경위서 1건마다 페널티가 적용되는데, 아주 사소한 실수로 경위서를 쓴다는 것이다. 이들이 쓴 경위서를 보면 △ 충전이 끝난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 선에서 분리하지 않아서 △ 사장님 방을 나오면서 불을 끄지 않고 나와서 △ 두부를 사 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물통을 아이스박스에 넣지 않아서 △ 운동복을 1시간 내 애벌 빨래를 하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깊이 반성하고 잘못을 크게 뉘우쳐야만 했다.
또 다른 수행기사 C 씨는 "최근에는 때리지는 않지만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 등 사장의 심기를 건드리면 퇴근하는 기사를 잡아두고 두세 시간 동안 계속, 새벽이 될 때까지 서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 시간이 보통 오후 9시~ 11시인데, 욕설과 함께 잘못한 것을 추궁하면서 2시간이고 3시간이고 계속 혼을 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행기사 C 씨는 "최근에는 때리지는 않지만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 등 사장의 심기를 건드리면 퇴근하는 기사를 잡아두고 두세 시간 동안 계속, 새벽이 될 때까지 서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 시간이 보통 오후 9시~ 11시인데, 욕설과 함께 잘못한 것을 추궁하면서 2시간이고 3시간이고 계속 혼을 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행기사 C 씨는 “최근에는 때리지는 않지만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 등 사장의 심기를 건드리면 퇴근하는 기사를 잡아두고 두세 시간 동안 계속, 새벽이 될 때까지 서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 사장이 “모든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달릴 것”을 지시했다는 기사들의 추가 증언이 잇따르고 있어 파문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정 사장의 상습 폭언·폭행 등 ‘갑질 논란’에 관한 현대 비앤지스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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