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은 최근 몇년 간 적자 경영상태를 지속했다. 2012년 200억원, 2013년 513억원, 2015년 8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어 가까스로 손실을 면한 2014년(64억원 순이익)을 제외하면 말이다.알리안츠생명은 신입사원 충원대신 지속적인 인력 구조조정으로 간부급이 사원급보다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다.이 회사는 1999년 업계 4위를 자랑했던 제일생명 인수 당시 한때 인력이 3천400명이나 됐고, 2003년 구조조정으로 2천700명으로 줄었다.
자연감소분을 포함해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고 현재 1천150명가량이다. 제일생명 당시 인력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의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는 약 7개월가량이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이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수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그동안 판매했던 고금리 장기형 보험상품으로 인한 부채다. 이미 판매한 고금리상품의 역마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들은 이를 다른 상품으로 전환하거나 신상품 판매를 통해 고금리 상품의 비중을 낮춰왔다.
이에 비해 알리안츠는 신상품 판매가 부진해 고금리 상품의 비중은 높은 편이다. 따라서 고금리 상품에 따른 부채 증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지출 등이 거래 금액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수십조원의 자산을 갖고도 ‘단돈 35억’에 매각된 ‘제2의 알리안츠생명’이 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가 국내 보험업계에 번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할 경우 보험사들의 위기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제 외국계인 PCA생명과 ING생명이 왜 매물로 나오는가를 생각해볼 때다.
그룹 입장에서는 저금리 기조에서 고금리 상품 역마진과 준비금 부족까지 수천억원이 넘는 이런 손실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보험사들도 알리안츠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 먼 얘기처럼 느껴지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의 여파가 서서히 국내 보험업계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3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2020년 도입되는 이 새로운 회계기준이 꼽힌다. 보험사들은 과거 공격적 마케팅 일환으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다. 이러던 보험사들이 이제는 '충격 완충장치'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