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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 매각의 '경고''
알리안츠 매각의 '경고''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6.04.0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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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매각의 배경과 교훈..PCA-ING생명은 어디로?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은 최근 몇년 간 적자 경영상태를 지속했다. 2012200억원, 2013513억원, 20158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어 가까스로 손실을 면한 2014(64억원 순이익)을 제외하면 말이다.알리안츠생명은 신입사원 충원대신 지속적인 인력 구조조정으로 간부급이 사원급보다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다.이 회사는 1999년 업계 4위를 자랑했던 제일생명 인수 당시 한때 인력이 3400명이나 됐고, 2003년 구조조정으로 2700명으로 줄었다.

자연감소분을 포함해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고 현재 1150명가량이다. 제일생명 당시 인력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의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는 약 7개월가량이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이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수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그동안 판매했던 고금리 장기형 보험상품으로 인한 부채다. 이미 판매한 고금리상품의 역마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들은 이를 다른 상품으로 전환하거나 신상품 판매를 통해 고금리 상품의 비중을 낮춰왔다.

이에 비해 알리안츠는 신상품 판매가 부진해 고금리 상품의 비중은 높은 편이다. 따라서 고금리 상품에 따른 부채 증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지출 등이 거래 금액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수십조원의 자산을 갖고도 단돈 35에 매각된 2의 알리안츠생명이 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가 국내 보험업계에 번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할 경우 보험사들의 위기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제 외국계인 PCA생명과 ING생명이 왜 매물로 나오는가를 생각해볼 때다.

그룹 입장에서는 저금리 기조에서 고금리 상품 역마진과 준비금 부족까지 수천억원이 넘는 이런 손실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보험사들도 알리안츠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 먼 얘기처럼 느껴지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의 여파가 서서히 국내 보험업계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3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2020년 도입되는 이 새로운 회계기준이 꼽힌다. 보험사들은 과거 공격적 마케팅 일환으로 고금리 확정형상품을 많이 팔았다. 이러던 보험사들이 이제는 '충격 완충장치'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새 회계기준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중소형사 중심으로 헐값에 팔리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중국 안방보험에 헐값으로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고금리 판매 상품의 역마진과 강화된 자본 규제를 감당하기보다는 신속히 철수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국내 생보사들이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과거 고금리로 판매한 상품으로 인해 동시다발로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이렇게 되면 고금리 확정형 장기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보사엔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자본금이 부족하거나 추가로 확충할 여력이 안되는 보험사는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고, 보험업 건전성 감독기준인 지급여력비율(RBC)을 충족하지 못하는 회사도 나올 수 있다.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과 IFRS4 2단계는 모든 보험사가 당면한 위기 요인이다. 언제든 제2의 알리안츠생명이 나올 수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게 보험업게의 고민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PCA생명과 ING생명의 매각이 어떻게 진행될 지 보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진이 나기 전애는 들쥐떼들이 무리를 지어 먼저 도망가는 등 전조증상이 있다고 한다. 갑작스런 알리안츠의 매각은 우리 보험업계에 미리 울리는 조기 경보’와도 같은 느낌이 전율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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