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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私財출연 왜 망설이나?
조양호 회장 私財출연 왜 망설이나?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6.04.2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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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적자만 8000억..채권단, "한진해운 부실경영 책임져야" 압박

     조양호 회장
구조조정에 들어간 한진해운 채권단이 끝내 조양호 회장에게 개인재산이라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2014년 조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뒤 1조원 이상의 재원을 조달했다는 점을 들어 사재출연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용선료(선박 임대료) 인하 협상, 사채권자의 채무 재조정 계획 등 자율협약이 개시되기에 앞서 구체화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따라서 채권단의 압박에 한진해운이 얼마나 버틸 지가 관건이라는 게 해운업계의 전망이다.

25일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율협약 신청서에는 경영권 포기와 런던사옥 매각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내용은 빠져 있었다. 한진해운의 부채는 현재 66000억원, 이 중 25000억원이 1년 내에 만기가 돌아와 현재 경영상태로는 파산이 불가피하다.채권단은 한진해운을 정상화하려면, 돈이 안 되는 벌크선 등의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자산을 매각해도 부채를 다 갚을 수 없는 만큼, 조양호 회장이 부실경영 책임을 지고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이 이를 거부하면, 자율협약은 물론 정상화 수순도 밟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이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한 것은 산업은행, 금융당국 등과 물밑 조율한 결과다. 통상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추후 발생할 분쟁을 막기 위해 경영권 포기 각서를 함께 받는다. 지난 22일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신청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경영정상화 방안도 내놓지 않으면서 금융당국과 채권단 분위기는 격앙돼 있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확약을 하고 감자(자본금을 줄이는 것) 시 다른 사람보다 대주주 지분을 더 크게 떨어뜨리겠다고 약속하는 정도의 자구책이 아니면 자율협약이 이뤄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율협약 개시 여부에 대해선 채권단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 및 채무조정, 상표권·벌크선을 포함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총 4112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낸 자구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진해운은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를 인하해주고, 사채권자들이 만기를 연장하면서 출자전환에 동참하는 고통 분담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이 자율협약에 들어가기에 앞서 현대증권 재매각 추진과 현대상선 사업부 및 자산 추가 매각, 300억원 규모의 현정은 회장 사재 출연 등을 포함한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용선료 인하 협상 계획 등을 제시했고, 채권단도 이에 동의해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에 찬성했다.한진 측이 제출한 자율협약 신청서에는 사재 출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채권단 일각과 금융당국은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나 조 회장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가운데 한진해운의 오너 일가가 자율협약 발표 직전 100만주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나 이른바 '먹튀' 비판까지 받는 등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조 회장의 제수이자 한진해운의 전 회장인 최은영씨가, 이달 초부터 자율협약 발표 직전까지, 주식 96만여주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오너 일가'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커녕 내부정보를 이용해 이른바 '먹튀'를 한 것은 아닌지 조사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의 전례와 비교했을 때도 돌아가는 모양새가 불리하다. 현대상선은 3월 말 협약 신청 후 1주일 만에 3개월 조건부로 자율협약에 들어가 용선료 인하 협상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협약 신청 전 현정은 회장이 사재 300억 원을 출연했고 주총에서 71의 감자를 의결하는 등 성의 있는 모습에 채권단이 높은 점수를 줬다국민 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채권단 입장에서 한진해운 상황을 달리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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