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살균 가습기 사망 사건과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옥시에 이어 국내업체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한 소환조사를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롯데 등 국내 업체들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와 달리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한 혐의는 없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출시 당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이사를 지낸 신현우(68)씨 등 제조파트 관계자 3명을 26일 소환해 조사한다.
검찰은 유해성 의혹이 제기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 성분을 넣어 가습기 살균제 제조 경위와 유해성 여부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 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유통업체지만 제조사와 협업을 통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모두 용마산업사라는 제조업체와 협업을 통해 각각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라는 PB제품을 제조해 판매했다.
현재 문제는 두 제품 모두 질병관리본부가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PHMG를 원료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살균 가습기 시장에 서둘러 진출하기 위해 업계 1위인 옥시 제품을 사실상 카피해 별도의 안전 실험도 하지 않고 제품을 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롯데마트 등이 옥시와 달리 피해 사실을 은폐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옥시는 검찰 압수수색 전 자사 홈페이지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올린 항의글 등을 삭제하는 등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이 옥시와 달리 가습기 살균제를 직접 제조하지 않았고, 피해정황을 숨기지 않았다고 해도 처벌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기 전 인체 유해성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했음에도 이 같은 절차를 모두 무시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