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23:20 (금)
유통업 대모 신영자의 '눈물'
유통업 대모 신영자의 '눈물'
  • 정진교 기자
  • 승인 2016.07.07 19:1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돈 속에서 살았던 재벌가 맏딸..'푼돈'때문에 철창행

 
"내가 왜 구속돼야 하나요?"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에서 '오너 일가'로는 첫 구속자가 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영장실질 심사 전 취재진 앞에서 얼굴이 다소 부어있었다. 얼굴을 중심으로 눈가가 부어있는 것으로 보아선 전날 울지 않았는가 하는 추측이 한때 법원 주변에서 나돌았다 신 이사장은 검찰 수사와 법원의 구속 결정 등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수사과정에서 "내가 왜 구속이 되어야 하느냐"는 취지로 검사 등에게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해방 후 격동의 현대사에서 우리나라 재벌가는 한 번 쯤 구속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일가만큼은 단 한 명도 구속된 적이 없었다. 201676일까지 말이다. 기록(?)’은 신 이사장이 구속되면서 깨지고 말았다. 그는 면세점 입점 대가로 30억원대의 뒷돈을 챙기고, 40억원대의 횡령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녀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통곡까지 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끝내 구속을 면치 못했다.  
 
신 이사장은 롯데그룹 상왕신격호 회장이 가장 아끼는 자식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그녀는 롯데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모(大母)’라는 별명까지 얻었다.신격호 회장이 신영자 이사장을 유독 아낀 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첫 번 째 부인 고() 노순화 여사와 18살에 결혼한 신격호 회장은 20대 초반이던 1942년 첫째 딸 신영자 이사장을 낳았다. 하지만 이들의 인연은 여기서 뚝 끊겼다. 신격호 회장이 부인과 딸을 둔 채 일본으로 건너가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영자 이사장은 어린 시절을 아버지 없이 보내야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는 어머니가 다르다. 신 총괄회장은 신 이사장을 애틋하게 여겨 총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1951년 세상을 떠나면서 '고아 아닌 고아'가 됐다. 신격호 회장은 어린 시절 돌보지 못한 딸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신영자 이사장의 비운의 가족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루미늄 회장과 결혼했지만, 슬하에 13녀를 두고 1979년 이혼했다.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통곡에 가깝게 눈물을 흘리며 격정적으로 호소했던 신 이사장은 구속 결정 이후에도 검찰과 법원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무기 브로커도 아닌데 왜 방위사업수사부에 구속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경제계에서 신 이사장은 여성 경영인으로서 활발히 활동하며 자신의 능력을 펼쳤다.
 
신 이사장이 롯데그룹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신격호 회장의 총애 외에도 빼어난 경영수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하지만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 등 롯데면세점 입점 업체들로부터 매장 관리에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억여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를 받고 있다. 사실상 실소유주인 BNF통상에서 회사돈 40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일찍이 롯데그룹 경영에 적극 관여해 상대적으로 백화점 사업 시작이 늦은 롯데쇼핑의 성장을 이끌며 '유통가의 대모'로 불리기도 했다재벌가 맏딸로 항상 돈 속에서 살았던 그가 돈 때문에 말년을 망치고 말았다. 재산이 무려 2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혐의내용은 사업과 관련한 30억원대의 뒷돈과 회삿돈 40여억원 횡령이다. 왜 굴지의 재벌로서 하찮은 '푼돈'까지 챙기다가 끝내 '영어의 신세'가 됐는 지 사람들은 측은해 하고 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