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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태와 현재현 회장
동양사태와 현재현 회장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6.09.2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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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 명예 한 손에 쥐었다가 '파산' 신세

 
"은닉 재산을 모조리 찾아내서 억울한 동양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세요. 피 같은 돈입니다. 부실 기업 운영으로 재벌총수에서 몰락한 현재현씨 재산 피해자들에게 돌려 줘야 합니다.”

검사 출신으로 한때 재계순위 20위권 재벌 총수였던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67·수감중)이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현 전 회장이 2013년 주도한 기업어음(CP) 발행 사기의 피해자들이 낸 파산 신청을 받아들인데 따른 것이다. 법원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채무자의 재산을 경매에 붙이려면 경매 비용을 먼저 납부하는 등 비용이 들지만 배당 가능성조차 가늠하기는 어려운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현 전 회장 파산이 바로 이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동양사태 전국 피해자들은 채무자인 동양그룹 현재현 전 회장의 은닉재산을 찾기 위한 본격 행동에 돌입했다이에 앞서 지난 해 129일 동양 피해자인 A씨가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에 대한 개인 파산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었다. A씨와 함께 김대성 동양그룹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 수석대표도 지난 4월 현 전 회장에 대한 개인파산신청을 같은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이 현 전 회장에 대한 개인 파산을 신청한 데는 재산 회수를 통한 피해 회복을 위해서다.
 
현 전 회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중인 197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했지만 동양그룹의 창업주의 고() 이양구 회장의 장녀 이혜경 전 동양매직 부회장과 결혼 한 이듬해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장인의 전폭적 신뢰 아래 34세에 동양그룹의 모 기업 동양시멘트 사장으로 발탁된 현 전 회장은 89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았다. 현 전 회장은 90년대 들어 동양매직을 설립하고 카드·투자금융 등 금융계열사를 공격적으로 신설·합병하면서 사세를 한때 재계 순위 20위 이내로 끌어 올리며 '성공한 사위 기업인'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계열사들이 타격을 입었고 이후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과 시멘트마저 위기를 맞았다. 결국 현 전 회장은 2013년 동양그룹 경영진들과 공모해 상환능력이 없는 CP와 회사채 등 12958억원 어치를 개인 투자자 3700여명에게 판매하고 이 돈 중 일부를 계열사에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지난 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7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무일푼' 신세가 된 현 전 회장은 젊은 시절 성공한 법조인의 길을 걷던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고려대 총장을 지낸 조부와 이화여대 교수를 지낸 부친을 둔 교육자 가문에서 태어난 이른바 '금수저'였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권력도 손에 쥐었다. 동양그룹 이양구 회장의 사위가 되면서 재벌그룹의 '부마'로 다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 돈과 권력, 명예를 모두 거머쥔 그였지만 지금 그의 인생은 초라하다인생은 '뜬 구름'처럼 무상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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