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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총파업' 겉과 속
'은행 총파업' 겉과 속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6.09.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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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파업" "직원희생" 대립..해법은 '오리무중'

 
금융노조가 23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2년 만에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 영업점 창구는 정상 운영했다. 영업점이 많은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3% 내외로 저조했다.

금융노조는 전날까지만 해도 9만여 조합원 대부분이 참석할 수 있다고 봤다. 파업 찬성 비율이 95.7%나 됐던 탓이다. 모두 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은 군데군데 빈자리가 드러났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등에선 4000여명이 자리를 채운 반면, 다른 대형 은행 노조원은 수십 명 단위로 손에 꼽을 만큼만 참가했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영업점이 많은 빅4 은행의 파업 참가율이 2.8% 수준에 불과했다.
 
은행권 총파업을 놓고 여야는 "귀족파업" "직원희생" 등 첨예하게 대립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 날 의원총회에서 "2014년 기준 국내 은행권 평균연봉은 9천만 원 가량"이라며 "고소득 엘리트인 금융노조가 국민을 볼모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같은 당 이우현 의원도 의총에서 "8~9천만 원 연봉을 받는 이들이 파업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없다. 귀족노조는 청년층 일자리 만들기에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파업을 지지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작년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자율로 추진하고 평가체계를 만들기로 해놓고 이를 파기한 것이 파업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파기 후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밀어붙인다""금융권 낙하산 인사만 200명 이상인데 직원들에게만 성과를 요구하면 누가 납득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네티즌들은 '해고연봉제 저지'라는 금융노조의 입장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파업'이라는 정부측 주장과 관련된 찬반 의견 없이 23일이 은행파업이라는 사실만 차분히 퍼 날랐다. 또한, 은행업무 차질을 대비해 은행업무를 미리 보라는 조언의 글을 남기고 있다.
 
파업 당일 시중은행들은 대체로 평온했다. 시민들이 은행권의 파업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대부분의 은행 창구는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은행 고객들의 불편은 크지 않았다. 역대 최대 규모의 총파업으로 실력 행사를 하려던 노조로선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여론 형성이 여의치 않게 됐다. 추가 파업 동력 역시 크게 약화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국가경제도 어렵고 북한의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철도노조 등 다른 노조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파업은 우리나라의 위기와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비상시국에 정부와 노조가 서로 양보하고 합의를 한다면 좋으련만 해법은 '오리무중'이다. 시국은 도처에서 강대강맞대결로만 치닫고 있어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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