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비뚫어진 '공무원사랑'
농협의 비뚫어진 '공무원사랑'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6.10.1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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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장관 '황제대출' 이어 곳곳서 비정상적 엽업행태 '눈살'

 
"농협중앙회는 농협인과 조합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함으로써 농업인과 조합의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그 경제적 지위 향상을 촉진하기 위하여 신용사업을 분리하여 농협은행을 설립한다."  농협은행의 설립취지는 이같이 법으로 규정돼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대 저금리로 주택 대출을 받은 것이 알려지며 황제대출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NH농협은행의 비정상적인 영업행태가 이번 국정감사애서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농협은행에서 연 1%대의 저금리 신용대출을 받은 상위 100명 중 90명이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moral hazard)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민주 위성곤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연 1%대의 신용대출 금리를 받은 100명 가운데 90명은 공무원, 4명은 공기업 인사였다. 이들의 금리는 연 1.50~1.94%로 평균 금리(3.81%)의 절반 수준이었다.
 
위 의원은 국감에서 "농민이나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1%대 금리는 꿈의 금리"라며 "마케팅이라는 허울을 쓰고 은행의 금리가 공무원 등에 대한 로비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영란법 위반으로 이어지는 지를 철저히 점검·차단할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금리 대출자 100명 가운데 65명은 농협은행 정부과천청사지점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들은 대개 1~2년 안에 임용된 신규 사무관으로 농협은 이들을 상대로 저리로 단체 대출을 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과천청사는 신규 사무관들이 연수를 받는 곳이다. 나머지 5명은 공무원 퇴직금담보대출로, 20여명은 직장인 신용대출로 저금리 혜택을 누렸다.
 
농협의 이상한 금융행태는 또 있다. 농협은행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담보 없이 고액 대출을 해준 관행이다더민주 박완주 의원은 13"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1천억원 규모 이상의 대출만 살펴보니 일반 서민이 받을 수 없는 저리, 무담보 대출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감에서 드러난 농협의 일탈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농협중앙회가 법인카드로 음식점과 골프장 등에서 사용한 금액이 수천억대에 이른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시 상록을)'농협중앙회의 분야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37개월간 농협 법인카드 지출액은 2241억 원이었다.
 
농민과 농촌은 현재 쌀값 폭락과 농가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농가 살리기에 필요한 업무 지출에는 인색하고 밥값에만 펑펑 돈을 쓰는 것은 분명 농협중앙회의 설립취지와 목적과 거리가 멀다. 지출 승인을 엄격히 하고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업무추진비 감소요인을 고려해 내년도 음식점 지출 한도를 줄이는 등 업무추진비 지출 항목을 재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선거를 통해서 선출된 전 농협양곡 대표이사 출신인 김병원(63) 회장은 앞으로 4년간 자산 430조원의 농협중앙회를 이끌게 된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서 농업인이 주인으로 대접받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농협,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국민의 농협으로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의 경영은 편제상 농협은행장이 맡으며, 농협금융지주회장의 지휘를 받는다. 농협중앙회장이 직접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
 
그러나 현재 농협의 여러 가지 영업행태는 김 회장의 취임사 내용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 현재 은행 임직원도 신용대출을 받으면 4~5%대의 금리를 물어야 한다. 저리 대출은 저신용자 지원 차원에서 정부와 지자체 등이 보전하는 정책성 자금은 대부분 기준금리가 1.25%이다. 따라서 1%대의 대출은 이를  해주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바로 역마진 우려 때문이다. 농협의 편향된 '공무원 사랑'이 김회장의 농협경영방침과 부합하는 지를 스스로 냉철하게 따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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