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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특혜과 '정유라 특혜'
금감원 특혜과 '정유라 특혜'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6.12.1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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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채용 특혜조사 마무리..'몸통'두고 '꼬리'만 잘라

 
#금융감독원은 변호사 채용을 할 때 2년의 경력 요건을 두다가 20131년으로 낮췄으며 2014년엔 경력 요건을 아예 없앴다. 이 틈에 로스쿨을 갓 졸업한 A씨가 입사했다. 경력 요건을 폐지했는데도 A씨와 함께 채용된 변호사들은 일정 기간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A씨만 근무경력은 물론 실무수습 경력도 없어 의혹을 샀다.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2014년 정유라의 면접 당일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지시했다.또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에서 정유라보다 순위가 높은 수험생에게 낮은 점수를 주도록 유도했다. 이에 서류평가에서 합격권에 들지 못했던 정유라는 면접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아 합격했다. 정유라는 또 2015학년도 1학기(1과목)부터 2016학년도 1학기(6과목), 여름학기(1과목)까지 8개 과목 수업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학교로부터 학점을 받았다.
 
세상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건의 주인공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대학 입학과정에서 온갖 특혜를 받은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지난 주 금감원이 전직 국회의원의 아들 A씨를 변호사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인사 실무자인 이상구(현 업무총괄 부원장보) 총무국장은 변호사 채용 과정의 첫 단계인 서류전형에서 서류 심사기준인 평가항목과 배점을 여러 차례 변경했다. 변호사 채용을 할 때 2년의 경력 요건을 두다가 20131년으로 낮췄고, 2014년엔 경력 요건을 아예 없앴다.
 
이는 최수현 전 금감원장과 행정고시 25회 동기인 전직 국회의원의 아들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로스쿨을 갓 졸업한 A씨는 실무수습 경험조차 없이 합격했다A씨의 경력적합성 등급도 임의로 상향조정됐다. 정상적으로 서류전형을 진행했다면 A씨는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 부원장보는 A씨의 등급을 올려준 이유에 대해 별다른 소명을 하지 않았다. 
 
금감원의 변호사 채용 특혜의혹은 묘하게도 정유라의 이대 부정입학 사실과 겹쳐져 부조리가 연상된다. 특혜라는 점에서 상당 부분 일치하는 탓이다. 이대는 해당 부처 감사결과 몇 년 전부터 정 씨의 입학을 위해 치밀하게 학칙을 바꾸는 등 총장까지 나서 정 씨의 입학을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이대가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에 정씨가 금메달을 반입하도록 허가했으며, 정씨가 수업에 거의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출석 대체물을 내지 않았음에도 출석과 학점을 인정해줬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당시 인사 라인에 있던 김수일(현 부원장) 부원장보, 이상구 총무국장, 인사팀장과 직원들에 대한 문책을 검토 중이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이 부원장보에 대해선 검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개인보다는 채용 과정의 문제라며 A씨의 입사 취소 등은 건의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수현 전 원장은 올해 말까지로 돼 있던 금감원 고문직에서 지난달 물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임 원장에 대한 조사권은 갖고 있지 않아서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채용 실무를 담당했던 라인은 이상구 총무국장-김수일 부원장보(현 부원장)-최종구 수석부원장(SGI서울보증보험 사장)-최수현(사진) 전 금감원장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징계 대상자가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이 부원장보 이하로 한정되자 '부글부글' 불만이 많다. 이른바 몸통은 건들지도 못하고 꼬리만 자르는 책임을 물었다는 얘기다.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검사를 나가 부장을 징계할 때도 단독 범행이 아니면 위아래 모두를 징계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당시 부장급이던 실무 국장만 책임을 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지금 금감원의 처사야 말로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박근혜대통령과 최순실이 연관된 희대의 '게이트'마저 모두 진상이 밝혀지는 마당에 금감원은 금융사정기관인 자신이 하는 일은 뭐든지 '면책특권'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금감원이 지금처럼 국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매주 토요일 광화문을 찾는 촛불시위대의 발길이 언제 그들을 향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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