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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돌아가자
기본으로 돌아가자
  • 신부용
  • 승인 2017.01.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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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용칼럼>세 번을 사과하고도 용납받지 못한 대통령의 과오, 한 여인에게 농락당한 국정, 얼씨구나 하고 올라타 사욕을 챙긴 주변 인사들과 이를 외면하거나 알아채지 못한 국정체제,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를 내린 국회, 탄핵도 모자라 당장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야3당과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 이를 막아야 한다고 태극기를 들고 나서는 보수 세력의 시위, 그나마 조종역할을 해야 할 여당의 작태, 이 사이에서 자사 이익을 챙기는 언론사와 법률회사들, 그리고 노동조합, 교육노조. 이들 모두가 국민의 편이고 국민을 위한다고 외친다. 그런데도 정작 국민이나 국가를 위해 한 치의 건설적 합의를 이루어낸 일 없고 합의를 위한 토론조차 거부한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한 가지! 정권을 잡아 자기네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아사리판’이란 말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근본도 질서도 없는 아사리판이 되고 말았다. 협의조자 거부하는 이 ‘아사리판’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국민은 지금 이념도 확실치 않은 좌우파로 확실하게 갈려져있다. 전에는 정치판에서나 생각하던 좌우 구별이 교육계, 언론계, 법조계 등 구석구석까지 속속들이 만연되고 말았다. 이들은 서로 자기편이 권력을 잡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방은 모두 감옥에 넣어야 한다고 말하며 어떤 지도자는 “불태워야한다” 고까지 공언한다. 이제 나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참으로 몸서리쳐지지만 아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아마도 쓰나미를 앞에 둔 어부들처럼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지경이 되고 말았을까? 그 근본원인은 이 소용돌이의 핵을 찾으면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것을 정권장악에 걸도록 하는 사회 구조이다. 정권을 잡으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여기에 편승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권력으로 돈을 벌수 있고 그 돈으로 온갖 좋은 것과 나쁜 짓을 다 할 수 있다. 국회의원도 되고 법관도 매수하며 박사학위를 받아 교수도 된다. 이 권력은 재량권이라는 미명으로 법률적 보호 하에 남용되고 있으며 고유권한이란 말까지 붙여줘 부추긴다. 게다가 잘못을 저질러도 순환보직에 실체 없는 업무 인수인계로 묻혀지고 극히 일부 비리가 입건되지만 역시 권력싸움의 과정일 뿐이다. 불리하면 돈으로 관련자를 매수하고 안 되면 도피하거나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르는 죽음으로 덮고 만다. 이 와중에 양심가나 전문가가 도태되어 사고가 꼬리를 물고 발생해도 해결해낼 인재가 없으니 어찌하랴. 아사리판은 결국 난동판으로 바뀌고 말 것이다. 이 난동판에서는 능히 상대방을 불사르는 일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 어렵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 아사리판의 핵을 이루고 있는 권력의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 권력은 결국 결정권이다. 매사에 결정할 일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 결정이 곧 그 일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따라서 결정권자에게는 최선의 결론을 찾아야 하는 책무가 따르는 법이다. ‘재량’이나 ‘고유 권한’이 개인 독단으로 흐르도록 방치해선 결코 안된다. 합리적으로 접근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그 결과는 공정하게 평가되어 상벌이 따르고 다음 결정에 반영되어 추후의 발전에 기여토록 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 과정이 제도화 되어 있다. 우리도 이러한 제도를 정착시키지 않는 한 대통령제가 내각제로 되건 5년제가 4년 중임제로 되건 이 그릇 된 결정 관행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며 촛불과 함성은 지속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우리는 거의 완벽한 민주주의체제로 살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본은 국민이다. 권력에 대한 그릇 된 인식도 아사리판도 모두 우리 국민이라는 텃밭에서 생겨난 것이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며 시위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모든 책임이 국민에게 있다고 가르쳐야 한다. 얼마든지 선거에서 걸러내고 탄원하고 고발하여 악의 무리를 제거할 수 있다. 그러려면 나 자신부터 돌아보고 다짐하여야 하며 용기를 내 행동하여야 한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어렵더라도 해야 한다. 원리원칙을 고집하고 양심적으로 행동하자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의견이 갈려 합의점을 찾을 수 없을 때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보자 (Let's go back to the Basics)’ 라고 합의한다. 그 기본은 바로 양심이요 원리 원칙이다.

  우리는 일제강점으로부터 해방은 맞았지만 곧 이어 목숨 건 좌우투쟁으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전쟁으로 발전하여 세계사적인 참화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한 빈곤 속에서 반평생을 살았다. 이렇게 필자세대가 겪은 아픈 경험을 후손들이 또다시 겪도록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나라가 망하면 백성들이 나서서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구해냈다. 그러나 그 노력과 희생을 미리 절반만 드렸더라도 나라가 망하기 전에 바로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그 동안 맺힌 피눈물로 호소한다. 형제자매들이여, 후배들이여, 나부터 나서서 망하기 전에 이 나라를 구해 내자.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원리원칙과 양심을 지키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아사리 판이 난동판으로 발전하기 전에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자.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신부용 ( shinbuyong@kaist.ac.kr )
    필자는 서울공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교통공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유치과학자로 귀국하여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교통연구부를 창설하고 이를
    교통개발연구원으로 발전시켜 부원장과 원장직을 역임하며 기틀을 잡았습니다.
    퇴임후에는 (주)교통환경연구원을 설립하여 운영하였고 KAIST에서 교통공학을 강의하는 한편
    한글공학분야를 개척하여 현재는 IT 융합연구소 겸직교수로서 한글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우리나라 교통정책,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책, 도로위의 과학, 신도시 이렇게 만들자,
    대안없는 대안 원자력 발전 등  여럿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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