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앞둔 눈치보기식 자기검열이 의심 자초" 허점 꼬집어
현직 판사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법원의 영장심사 시스템에 대해 “(고등부장) 승진을 앞둔 잘 나가는 부장판사들의 ‘눈치보기식’ 자기검열에 대한 의심을 자초한다”며 강한 비판의 글을 올려 주목되고 있다.
차성안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는 25일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이재용 영장기각 논란을 계기로 생각해 본 사법부 신뢰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안’이란 주제의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차 판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을 둘러싼 현 상황이 참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며 “사법부는 왜 계속 의혹에 시달릴까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제도의 문제점으로 “서울중앙지법 내 요직인 영장전담과 뇌물·정치자금 사건을 다루는 부패전담재판부에 고등부장 승진을 얼마 안 남긴 소위 잘나가는 지방부장을 꽂아넣은 후 거의 대부분 고등부장으로 승진시키는 구조로 돼 있다”며 “이는 승진 앞둔 눈치보기 자기검열 의심을 자초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러한 전담재판부 사무분담을 짜는 권한이 법원장과 대법원장에 독점돼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법원장 의사대로 담당재판장이 결정되고 그 법원장은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구조로 돼 있다”며 “이로인해 대법원장이 영장전담판사 등 요직 형사재판 사무분담에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 판사는 대안으로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영장전담 등 사무분담을 법원장이 아닌 판사들 중 직선된 운영위원 8~12명으로 구성된 판사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같은 개선을 통해 영장전담 등 형사재판장을 예측가능한 사람으로 꽂아넣는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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