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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영장 재청구에 '視界 제로'
삼성, 이재용 영장 재청구에 '視界 제로'
  • 정진교 기자
  • 승인 2017.02.1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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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박상진 사장도 포함..양측 '사생결단'-'건곤일척' 양상

 
‘주사위는 던져지고, 이제 루비콘강을 건넜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 특별검사팀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지난달 19일 법원이 한차례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후 26일 만이다.
 
만일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삼성은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 속에서 경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법원이 영장발부를 다시 거부할 경우에는 특검이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특검이나 삼성이나 영장발부 여부가 사생결단 또는 건곤일척의 운명을 건 싸움이 되고 말았다.
 
특검팀은 14일 오후 617분께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전날 특검팀에 출석해 15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이날 귀가한 바 있다이와 함께 특검팀은 피의자로 입건됐던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운 대가로 최순실(61·구속기소)씨 일가에 430억원대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하지만 법원은 대가성 및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소명 정도, 뇌물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특검팀은 법원이 지적한 점 등을 중심으로 3주가 넘는 기간을 보강 수사를 벌이는 데 썼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할 추가 단서를 확보했다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39권이 대표적이다. 해당 수첩에는 이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독대 과정에서 나눈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 등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특히 이 부회장에게 재산국외도피죄 등을 추가했다. 이 부회장이 최씨 측 독일 페이퍼컴퍼니인 코레스포츠에 220억원대 컨설팅계약을 맺고 78억원 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파악했다. 재산국외도피죄 형량은 도피액 규모가 5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에 달하는 중범죄다.

특검팀은 또 이 부회장이 기존 말을 처분하는 척 위장해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최씨 측에 명마(名馬) 블라디미르를 사준 점에 대해선 범죄수익은닉죄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최씨와 이 부회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박상진 사장이 최씨 측을 만나 말값 제공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실무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정씨에게 20억원이 넘는 명마(名馬) 블라디미르 등을 우회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삼성이 정씨에게 훈련용 말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해당 말을 덴마크 말 중개상에게 넘겼고, 이후 최씨 측이 같은 중개상에게 약간의 돈만 지급하고 블라디미르 등 명마 2필을 넘겨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외압을 행사, 삼성그룹에 특혜를 준 정황도 보강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공정위가 순환출자 고리 강화 등을 이유로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1000만주를 매각해야 한다고 발표하려다 청와대의 외압으로 500만주로 줄여 발표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의심이다.
 
박상진 사장은 삼성그룹이 최씨를 지원하는데 실무적으로 핵심 역할을 맡았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최씨를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 최씨가 삼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삼성은 10억원대의 말 후원, 승마 경기장 구입 등 정유라(21)씨의 독일 훈련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삼성은 이 과정에서 모두 35억원 상당을 최씨의 독일 법인 비덱스포츠에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사장이 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어서 최씨에 대한 각종 지원의 창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과 박 사장에 대한 구속여부는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은 이 부회장의 영장청구 소식에 당혹감 속에서 큰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경영시계가 사실상 '올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박상진 사장까지 대상에 포함된 만큼 대규모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룹 수뇌부가 구속될 위기에 처한 와중에 삼성전자가 인수하기로 결정한 하만(Harman)은 이번 주말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수합병(M&A) 안건을 처리한다. 두 달째 미뤄지고 있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나 조직개편, 당장 다음 달로 예정된 대졸(3) 신입사원 공채 등 각종 중대 경영현안의 차질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이 창립 이래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할 경우 이 부회장이 구속을 면하더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초긴장 상태다. 특검이 3주 동안 보강수사를 통해 총수를 한 번 더 부른 것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구속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 않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사태를 지켜보던 미전실도 여론의 동향을 살피며 적극 대응하는 등 정면돌파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삼성 임직원의 모든 시선이 특검에 쏠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 공백 사태 탓에 세계 최대 전장기업 하만 인수는 물론, 산적한 경영 현안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매년 12월 말에 단행한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은 특검 수사와 맞물린 바람에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올해 투자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년 수준(14000여명)으로 뽑겠다던 신규채용도 삼성은 "모든 것은 특검이 끝나봐야 알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삼성이 채용을 줄일 경우 다른 기업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채용시장에 미치는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경영 정상화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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