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진교기자] '폭풍 전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하루 앞둔 9일 금융권을 비롯한 대한민국 전체가 초긴장한 채 숨을 죽이고 있다.
총원 8명인 헌법재판소에서 6명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적폐청산, 사회 개혁을 요구해 온 목소리가 힘을 얻게 돼 대한민국이 1987년 이후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각ㆍ각하될 경우 박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의 권한ㆍ지위를 회복해 국정 운영에 복귀하게 된다. '2017년 3월10일 오전11시'. 탄핵이 인용되면 대한민국은 아직 한 번도 걷지 않은 길을 가게 된다.
청와대는 물론 여야 정치권, 헌법재판소는 지금 이 같은 '역사적 사건'을 앞두고 초긴장한 채 초읽기에 들어갔다. 탄핵 찬반 세력들도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며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비상 대기 중이다.
청사 각층의 복도는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는 유리문이 굳혀 닫혀있다.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출근하는 재판관들의 얼굴에서는 숙연함이 배어있다.
역사적인 심판을 진행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9시를 조금 넘겨 청사에 들어섰다. 평소 즐겨 입는 검은 재킷과 회색 블라우스를 차려입은 이 권한대행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굳게 입을 닫은 채 간단한 목례로 인사를 대신했다.
외부인의 재판부와의 접촉은 일체 차단됐다. 지금부터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헌재 공보관의 정례브리핑도 하지 않는다. 헌재는 삼엄한 경비 속에 남은 하루를 준비하고 있다.
헌재는 탄핵심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선고 상황 생중계를 허용하기로 했다. 하루 뒤면 '탄핵정국'도 막을 내리게 된다. 국회가 지난해 12월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한 지 91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