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지난달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건을 인용해 일본은행이 지난달 사들인 국채 규모는 716억 달러(약 80조 1562억원)로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국채 매입 규모 감소는 일본은행이 '방만한 통화정책( ultraloose policies by stealth)'의 고삐를 은밀히 조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도쿄에 있는 BNP파리바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히로시 시라이시는 “일본은행이 기술적으로 양적완화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이 사실상 출구전략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드는 데는 ▲봄기운이 퍼지는 경제 외에도▲국채시장 상황이 한몫을 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미 일본 국채의 43%를 보유하고 있으며, 결국 더 이상 사들일 국채가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미국의 리서치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물론 일본은행은 이러한 관측을 부인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국채 매입 속도의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매입 규모 감소가 양적완화 정책의 후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WSJ주최 행사에서 “우리는 현 단계에서 출구전략을 구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WSJ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하다”면서 “시장이 무질서하게 반응하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현재 국채 보유규모를 연간 80조엔 가량 늘린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 수준으로 국채를 매입하면, 올해 매입 규모는 55조 엔에 그칠 것으로 WSJ은 JP모건을 인용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