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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와 김석동
최종구와 김석동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07.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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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놓고 '모피아' 눈길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문재인 정부가 당초 청와대가 생각한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었다고 한다. 그가 새 정부의 금융위원장으로 강력히 추천됐던 이유는 그가 과거 경제 위기 때마다 보여줬던 탁월한 위기관리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금융정책통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은 과거 금융실명제와 부동산 실명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외환위기 등 경제 위기 때마다 ‘대책반장’을 맡아 위기관리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현 정부의 최대 과제인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을 진두지휘하는 경제컨트롤타워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지난 2012년 ‘외환은행-론스타’ 사태의 핵심 책임자로 연루되면서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012년 당시 민주당이 해임촉구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로 부적격 인사”라고 공격했다.

그는 “론스타 사태의 책임자이자 먹튀 사건을 방조하면서 엄청난 논란을 가져온 당사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론스타 관련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에도 ‘김석동 주의 촉구’가 적시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장직을 고사하면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을 천거한 것으로 알려진다.최 내정자는 재정경제부 시절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금융정책 업무를 주로 맡아 같은 부서 이력이 없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중요한 시기에 호흡을 같이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던 2007년 김 전 위원장은 국제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1차관이었다. 당시 국제금융과장이 최 내정자였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외화자금과장으로 고생했던 김 전 위원장에게 국제 업무에 해박한 최 내정자가 꽤 든든했음직 하다.

중요한 시기는 2011년 ‘김석동 금융위원장-최종구 금융위 상임위원’시절이다. 그 해 3월 최 내정자는 금융위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결론을 유보했다. 대주주 적격성이란 론스타가 은행법에 따라 은행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외환은행 지분 51%를 보유한 론스타는 이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최 후보자와 김석동 전 위원장은 금융위라는 조직에서 같이 근무한 관료 선후배이다. 이 때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이 문제됐고 론스타가 은행을 적법하게 소유할 수 있는 금융자본이라는 결정으로 외환은행을 매각하며 막대한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최종구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만들기’ 시책을 지원하는 금융정책을 펴나갈 정책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모으지만 론스타 ‘먹튀’를 방조하고 매각 지연으로 투자자국가소송(ISD) 제기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금융위의 결정으로 론스타는 막대한 차익을 남기며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 있었다. 외환은행 관련 론스타 사태는 김 전 위원장에게는 ‘아킬레스건’이었다. 이를 막아준 보호막이 되어준 사람이 최 내정자인 셈이다. 금융위 선후배가 서로 돕는 과정은 관료사회 내부에서는 미담이 될 수 있는 반면 서로가 감싸주고 밀어주는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김 전 위원장을 둘러싼 반대여론이 불붙듯 확산되면서 결국 최 행장이 금융위원장에 낙점이 됐다. 이에 금융가와 금융당국에서는 김석동-최종구와 관련한 인맥찾기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전언도 있다. 두사람의 인연은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을 놓고 '모피아(MOFIA/옛 재무부 이니셜 MOF와 마피아 합성어)'의 끈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눈길을 끌면서도 뭔가 야릇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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