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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위기의 저축은행(중) 실태와 문제점 정밀분석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위기의 저축은행(중) 실태와 문제점 정밀분석
  • 송인석
  • 승인 2017.08.1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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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 · 인터넷은행 돌풍에 '휘청'..수신상품 강화-중금리대출-핀테크서비스로는 '한계'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출범 2주일도 안된 지난 8일 오후 2시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신규계좌 수는 203만좌나 된다. 입출금예금 및 정기 예·적금을 포함한 수신 실적은 9,960억원, 대출이 실행된 금액인 여신은 7,700억원이며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발급 수는 141만개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인 15만건의 13배를 넘는 수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이 무서운 속도로 중금리 여·수신 시장에서 저축은행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및 대출과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목돈이 생길 경우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예치하겠다는 의견이 20.4% 였고. 특히 20대의 경우 저축은행에 목돈을 맡기겠다는 의견이 26.8%나 됐다.

인터넷/모바일 세대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돌풍을 맞은 것이다.

√ 수신상품 강화, 중금리대출 주력판매, 핀테크서비스 접목이 돌파구?

저축은행은 작년 3월 법정최고금리가 34.9%에서 27.9%로 인하된 후 중금리 대출과 햇살론 등 서민금융을 적극 취급하면서 고객 곁으로 다가섰고 실제로 사잇돌대출은 9개월 만에 3만 2134건(2,899억원)을 공급했고, 시중은행이 하지 못하는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도 확대했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출시 1년 6개월 만에 4,000억원을 돌파했고, 이는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사 가운데 최대다.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을 포함한 중·저신용등급 서민대출 과 예금금리 경쟁력으로 실적 과 인지도 가 높아지려는 시기에 법정최고금리 인하라는 직격탄을 맞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중금리대출 영업에 사활을 걸 준비를 하던 저축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이 ‘사면초가’ 신세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저축은행업계는 예·적금 등 수신 상품을 강화하고 핀테크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시장이 커진 중금리대출 상품도 꾸준히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법정최고금리 인하 시 주력상품으로 팔아오던 고금리 개인신용대출에서 손실될 수익을 다른 쪽에서 메우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 수신 상품 강화는 돌파구가 될 수 있는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잔액은 2017년 5월 46조7,465억원으로 예금은행의 총수신(1,606조2,222억원)의 3%도 채 되지 않는 규모다.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는 영업개시 2주째를 맞은 ‘카카오뱅크’가 1조원에 가까운 예·적금을 끌어 모으는 등 돌풍을 일으키자 9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2.1%∽2.2%로 저축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금리로 인상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으로 예금 금리 경쟁이 치열해져 저축은행 수신 상품의 강점은 사라지고 저축은행은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예금보험료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에 들어간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로 0.4%로 올랐다. 은행(0.08%), 보험(0.15%)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저축은행 과 동일하게 수신금리를 운용하게 되면 예보료 만큼 저축은행은 자금조달금리 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보다 불리해지는 것이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를 인상하면 이로 인해 대출원가의 중요한 요소인 자금조달금리가 높아진다. 이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시 수익창출에 마이너스 요인 이 된다. 수신 상품 강화가 돌파구가 될 수 없는 이유다.

◇ 중금리대출 상품 주력 판매는 돌파구가 될 수 있는가?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대비하여 마케팅 비용 절감,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에 나서는 등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저축은행들이 저마다 중금리 대출을 내놓고 있다. 최근 SBI 저축은행의 '사이다'는 4,000억원에 도달했고 JT친애저축은행의 중금리상품 '원더풀 와우론'이 누적 실적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업망이 다양하고 많은 시중은행을 비롯해 P2P(개인간) 금융까지 중금리상품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4∼8등급 중·저신용등급자를 대상 으로한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하면서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점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 된다.

중금리대출 상품의 대상고객은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 또는 카드연체이력 등 신용이 약간 훼손되어 시중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신용등급이 낮아진 중간급 위험도(Middle Risk)를 가진 고객이다. 이러한 고객들이 법원에 신청만 하면 금융기관이 채권추심 등 채권을 변제받기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는 개인회생제도의 모럴헤저드가 만연되어 있는 시장 상황이다.

따라서 저축은행은 대손 경험치가 부족하고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고도화 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용리스크가 큰 중금리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 만은 없다. 중금리대출을 늘리려 해도 개별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은 사잇돌과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과 달리 현재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이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대출은 총량규제대상이 아니라 자유롭게 풀어져 있다.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은 사람은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데 반해 1금융권인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출 신규하는 것만으로는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는다.

저금리로 대출 받을 수 있는 시중은행으로 복귀할 계획을 가진 중금리대출 수요고객은 당연히 인터넷전문은행을 선택 할 것이다.

저축은행은 개인신용정보보호법 상 제한된 거래자에 대한 제한된 정보만을 데이터로 활용 신용분석이 가능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강점인 빅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대출자에 대해 보다 고도화된 신용분석이 가능해 신용리스크가 큰 중금리대출 시장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 주력판매가 임시방편은 될 수 있지만 완전한 돌파구가 될 수는 없다.

◇ 핀테크 서비스로 비대면 채널의 서비스를 강화하면 돌파구가 될 수 있는가?

인터넷전문은행은 저축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높은 예금금리 와 4~8등급인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수신 금리면 에서는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측면도 있어 핀테크로 상품 ‘접근성’만 더 편리하게 개선한다면 저축은행에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저축은행에 위협이 되는 것은 중·저소득자 와 인터넷·모바일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시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파상공세에 대형저축은행 들은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로 맞대응 하고 있다. 핀테크 기술을 적용한 고객상담 과 대출 서비스를 실시해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여 시장 수성과 추가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고객 문의 유형에 따라 시나리오별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대화형 메신저인 모바일 챗봇(Chat-bot) 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챗봇은 사용자가 자사 홈페이지 방문 없이 간편하게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대화 방식으로 고객 상담을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제공되며 친구 추가 와 같은 별도 절차 없이 24시간 제공된다.

해당 서비스는 대화창 키워드 입력만으로 지점 안내와 각종 증명서 발급 절차 등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중금리 상품 ‘원더풀 와우론’ 등 총 15개 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대출전문 상담원과 직접 일대일 상담도 가능하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일 모바일대출 플랫폼인 사이다의 핀테크 기반 고객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이는 인터넷은행보다 한 발 앞서 비대면 모바일 대출 상품을 출시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집중해 비대면 모바일 대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표준 FIDO(Fast Identity Online) 생체인증 기반의 지문과 PIN(핀번호) 인증 방식을 도입하고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SNS 인증 방식을 함께 적용해 이용자의 편의성은 물론 보안성도 높였다. 

또 신분증 자동촬영과 문자판독(OCR), 진위여부 솔루션을 적용해 대출신청 과정을 더욱 간결하고 편리하게 구현했으며 대출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의 신용관리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회원전용 서비스인 ‘사이다멤버스’, ‘사이다클럽’ 등도 출시해 금융사 최초로 개인신용정보 무료조회, 개인소득정보 자동갱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 핀테크 서비스, 시장 수성용 보완책..근본적 위기탈출용 대안 안 돼

그러나 이것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적과의 동침’ 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과 연계 된 것이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이용 잠재고객인 카카오톡 3,800만명의 이용자에게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뛰어 넘을 수 없는 서비스다. 직접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면 더 편리한데 핀테크 서비스를 연계한 저축은행을 선택할 사유가 많지 않다.

결국 고객 서비스 와 핀테크의 결합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지만 저축은행의 핀테크 서비스가 시장 수성을 위한 보완책은 될 지 언정 위기를 근본적으로 탈출 할 돌파구가 될 수는 없다.

대형저축들은 자금력이 좋다. 따라서 핀테크 서비스도 접목하고 TV광고 등 마케팅을 통해서 중신용자 고객을 끌어올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그럴 여력이 안 된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핀테크를 비롯한 신사업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으며, 고금리 대출에 의존했던 작은 업체들의 경우 법정최고금리 인하 와 인터넷전문은행의 파상공세에 당장 담보대출, 기업금융이나 할부금융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형편이다.

그렇다면 저축은행이 법정최고금리 인하 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잠식으로 빚어진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벗어날 진정한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

다음 회 예고

<위기의 저축은행>(하) √ 저축은행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고문/논설위원

(전) 오케이저축은행 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 전무이사

(전)SC제일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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