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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내빈’의 카카오뱅크
‘외화내빈’의 카카오뱅크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08.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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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만 앞선 인터넷은행, 준비도 없이 무리한 영업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출범 초기에 의욕 만이 앞선 탓일까.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가입자가 23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고의 ‘흥행 대박’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대출 받기가 로또 당첨보다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5분 만에 1억 5천만 원 대출이 가능하다고 광고한다. 그런데 현실을 다르다. "지금은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다"며 다시 시도하라고 한다. 하루 종일 100번을 시도해 보지만 모두 접속 실패로 나온다. 대출 한도 확인조차 불가능하다.

누리꾼들은 카카오뱅크 대출 받기가 로또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그러자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카카오뱅크가 대출을 막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지만 은행으로서의 신뢰성은 크게 떨어졌다.

문제는 또 있다. 시스템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선 “카카오톡에서 대출 받는 게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는 말까지 나돈다. 체크카드도 신청 급증으로 카드 신청 후 카드를 배송받기까지 평균 4주나 걸린다.

케이뱅크는 금융회사에서 보기 드물게 실탄(자본)이 바닥나 금융상품 판매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회사의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은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며 한도가 조기 소진돼 6월 판매가 중단됐다. 큰 폭의 대출 증가로 자본금이 거의 바닥 난 케이뱅크는 10일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마련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도 원래 있었던 증자 일정을 6개월이나 앞당겨 50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인터넷은행의 초기 혼란에 금융당국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카카오뱅크의 고객 응대율이 14%에 불과하다며 고객센터 인력을 확충하라고 권고했다.그렇다면 애초에 인터넷은행에 대한 수요를 과소평가한 것은 아닐까.

금융당국도 앞으로 고객수요를 다시 평가해 인가계획을 짜겠다고 한다. 다만 인터넷은행 수가 지금보다 늘어날 경우 시장 포화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있다. 인터넷은행 간, 또는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경기 변화에 따라 대출 부실 등 위기가 터졌을 때 이들이 얼마나 잘 대응할 지가 알 수 없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중금리 대출을 둘러싼 경쟁이 심해지자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춰 맞불을 놓고 있다. 금리인하라는 측면에서는 고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 시행착오를 겪을 지라도 인터넷은행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 출범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인터넷은행의 추가 인가를 검토하게 된 것은 물론 금융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대출 중단, 상담 지연 같은 부작용이 속출했다.

앞으로 각종 금융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 서비스를 비대면 방식으로 제공하는 만큼 대포통장의 양산이나 대규모 정보유출 등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시중에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 대한 수요가 아직 크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을 늘릴 여력이 있지만 보안 분야투자를 계속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할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대출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의 전반적인 위험성이 증폭되지 않도록 감독을 전반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뒤늦게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결정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제대로 준비도 없이 무리한 영업에 나섰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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