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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석의 금융이야기] 관계형 금융의 현주소(상) 금융 패러다임 변화 따라 위상설정 고심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관계형 금융의 현주소(상) 금융 패러다임 변화 따라 위상설정 고심
  • 송인석
  • 승인 2017.08.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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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돌풍-'생산적·포용적' 금융정책 전환..서민-영세상공인 서비스 또는 지역금융기관 생존 놓고 갈림길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금융당국이 ‘소비적 금융’에서 '생산적·포용적 금융'으로의 금융 패러다임 대전환을 선언하면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수익성중심의 가계대출 과 부동산금융에 집중하던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업계가 영업정책의 기본 방향을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BIS비율 등 재무건전성이 강조되면서  리스크가 큰 기업금융보다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리스크가  낮은 소매금융에 집중하였던 시중은행으로선 당장 생산적 금융으로 영업 관행을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이다.  가계대출총량규제 와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 밖에 없는 2금융권 과 대부업계는 수익창출 과 실적유지를 위해 영업타겟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될 실정이다.

특히 특정지역에서 모든 금융기관들이 영업을 할 수 있는 무한경쟁 상황에서 은행의 여신금지 업종마저 해제되면서 지역내 우량 고객을 은행에 뺏겨 영업기반이 약화된 지역금융기관(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에 가계대출시장까지 잠식당하게 되어 장기적 생존가능성 마저 위협 받게 되자 영업의 기본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우왕좌왕 하고 있다.

◇ 지역금융기관 이란?

여·수신업무를 주로 하는 지방은행, 상호저축은행, 신협, 농· 수·산림조합의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예금취급금융기관으로서 영업구역이 일정지역으로 한정되는 금융제도적 특성 과 지역 영세상공인 및 서민의 금융이용을 용이하게 하는 금융접근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역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 과 대기업 간, 고소득층 과 저소득층 간의 금융 접근성 격차 문제를 활용하면 길이 있다.

대기업 과 담보 나 보증을 제공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기 쉬우나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 과 영세상공인은 은행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 공기업·대기업 직원,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등  안정적 직업을 가진 고소득층 과 담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자산보유 계층에겐 대출기회가 활짝 열려 있다. 반면 저소득 계층에게는 제도권 금융 접근성을 제한하는 ‘금융 배제’ 현상을 활용하여 지역밀착형 특화영업을 통해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실행하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 정책의 기본방향이 수익성 중심이 되면서 금융의 공공성은 크게 약화되었다. 영세상공인, 자영업자, 창업자, 청년,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는 돈이 절실히 필요해도 담보가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돈이 없는 사람은 창업이나 사업 확장의 기회가 적고, 고금리 대부업체 나 불법사채업자의 약탈적 금융 피해자가 되기 쉽다.

이러한 은행에서 차별받는 영세상공인, 자영업자, 서민 등 신용도 와 담보력이 취약한 계층 과 지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특화된 심사기법을 도입하여 영업구역(지역)내 특화된 고객 이나 서민을 위한 전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것이다.

은행이 장악하고 있는 도시지역의 매스마켓 사이사이에서 틈새시장을 메우기 위한 지역밀착형 관계형금융 실행이 지역금융기관의 생존방안 이다.

전국을 영업구역으로 하는 은행 과 여신전문금융기관도 특정지역에 밀착 하여 금융거래를 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전국을 대상으로 평균적 개념에 입각하여 고객 및 상품에 보편적 기준을 적용한다. 따라서 특정지역에 특화된 전략을 널리 사용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반면 지역금융기관은 영업구역이 특정지역으로 한정되면서 해당 지역 내 산업과 거래의 특성을 감안하여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밀착방식의 전문화 및 특화전략이 가능하다.

지역금융기관이 해당지역에 특화된 고객이나 상품에서 비교 우위를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실행방안은 지역밀착금융 또는 관계형금융이다. 지역밀착금융은 금융기관이 일정지역의 고객에 밀착하여 이들에 집중함으로써 특화 및 전문화 전략을 사용하는 금융의 의미가 강하다.

다만 지역금융기관의 거래처는 대부분 영세상공인, 자영업자, 지역주민 등으로서 이들은 대부분 계량화된 정보가 취약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이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정성적 정보를 가지고 보완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밀착금융을 영위하려면 관계형금융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관계형금융이 작동하지 않게 되면 지역금융기관의 신용리스크 분석 및 사후관리 기능이 작동될 수 없기 때문이다.

◇ 관계형금융(relationship finance) 이란?

금융회사가 기업 등과의 거래 시 정량적 수치(재무비율, 신용등급 등) 이외에도 돈을 빌려준 회사와의 지속적 거래, 관찰, 현장 방문, 접촉 등 거래를 통해 얻은 정성적ㆍ사적 정보를 이용해 대출 자격을 평가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대출, 컨설팅 등을 지원하게 된다.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해도 사업전망 등이 양호한 중소기업에 대해 은행이 기업과 장기 신뢰관계를 통해 축적한 비재무 경영정보를 활용해 3년이상의 장기대출 등을 해주는 것이다.관계형금융을 나누는 기준 중 핵심은 3년 이상 거래 관계를 지속했는지 여부이다.

그 이유는 최소 3년 동안 대출을 해준 회사를 관찰하면서 신용도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형 금융으로 분류되면 부실 징후가 보여도 평소에 파악해 둔 신용도에 따라 원리금 납부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정상여신으로 본다.

지난 2014년 11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업에 한정해 도입된 후 취급대상 업종과 대출 인정 범위가 확대되어 왔고 지금은 부동산업을 제외한 전 업종이 지원대상이다.

◇ 지역밀착금융 과 관계형금융의 차이점은?

지역밀착형금융은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지역특성에 맞게 전문화 및 특화 전략을 추구하는 지역금융기관의 생존 및 영업 전략에 해당된다. 반면 관계형금융은 고객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들로부터의 신용정보 수집 방식과 여신 심사 등에 초점을 맞춘 대출이 중심이 된다.

즉 전자가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고객과 다소 광범위한 활동을 포함하는 개념인 반면, 후자는 고객과 의 대출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장기 지속적으로 잘 관리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자는 지역성 개념이 강하고 후자는 고객과의 관계적 개념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양자는 지역금융기관이 장기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필수적인 상호필요조건에 해당된다.

지역금융기관의 최우선 과제는 지역밀착금융 및 관계형금융을 어떻게 회복시키고 강화시킬 것인가로 요약된다. 지역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기관은 IMF 외환위기 이전 경제개발시대 에 은행 접근이 어려웠던 중소상공인과 개인을 상대로 영업을 쉽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본연의 기능인 지역밀착금융 및 관계형금융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은행이 중소기업 및 가계 금융을 확대하고 지역금융기관의 우량고객기반을 잠식하여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만이 남게 되면서도 지역금융기관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고금리 가계대출 등 영업범위 확대 와 도매금융업무 취급을 통한 업무영역 광역화 라는 임시방편적인 조치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지역금융시장에서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

지역금융기관은 은행권과 직접 경쟁하는 상태에서 은행권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불충분한 고객을 상대로 하면서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주로 담보와 보증에 의거하여 대출을 취급하는 관행을 지속함으로써 지역내에서 경쟁력은 계속적으로 취약해지고 지역밀착금융 및 관계형금융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정책 추진에 따른 업무영역의 파괴 와 규제 속에서 이와 같은 영업관행이 계속된다면 지역금융기관 은 고객기반을 서서히 잃고 장기적 생존가능성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특정지역에서 모든 금융기관들이 영업을 할 수 있는 무한경쟁 상황에서 지역금융기관이 경쟁력 비교우위를 발휘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지역밀착금융 및 관계형금융을 어떻게 회복시키고 강화시킬 것인가로 모아진다.

지역밀착형 관계형금융 영업모델의 재정립이 지역내 영세상공인 과 서민을 위한 금융서비스 이면서 지역금융기관의 생존방안이다.

대부분 일정 지역에 장기간 거주하면서 농·축·수산·산림업 또는 소규모 제조·서비스업을 수행하는 영세상공인과 도시지역 재래시장, 쇼핑 몰, 아파트형공장 등 특정시장이나 특정업종의 밀집지역, 또는 특정 주거지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자영업자나 서민들에게 금융접근성을 확대시켜 주기 위해서는 이들이 거주하거나 또는 사업을 영위하는 지역내 지역금융기관이 대출을 전담해야 한다.

만약 지역금융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관계형금융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지역금융기관은 신용도가 낮은 고객만을 대상으로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주는 전당포와 유사한 기관 또는 과도하게 높은 대출금리를 부과하는 대부업체와 같은 기관으로 전락하게 된다.

지역금융기관들은 기본적으로 제공 되는 정량적 데이터가 있으면 여기에 지속적 접촉을 통한 정성적 정보를 추가하여 고객의 신용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금융기관이 주로 거래하는 신용도가 낮고 담보력이 취약한 대부분의 고객들이 취약한 정량적 정보의 제약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지역밀착형 관계형금융 영업모델의 재정립이 지역내 영세상공인 과 서민을 위한 금융서비스 이면서 지역금융기관의 생존방안 인 것이다.

그동안 관계형금융을 등한시하였거나 또는 상업은행의 영업 행태에 가까운 도매금융 또는 거래형금융(transactions banking)을 지속해온 지역금융기관들과 신용도가 낮은 고객만을 대상으로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주는 전당포와 유사한 영업 또는 과도하게 높은 대출금리를 부과하는 대부업체와 같은 영업을 지속해온 지역금융기관들은 새로이 지역밀착형 관계형금융을 구축해야 경쟁력을 가지게 되어 장기 지속적 생존가능성이 확보될 것이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과 시장상황에서 생존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본래 지역금융기관의 기능인 지역내 영세상공인 과 서민금융을 특화 전담하여 여태까지의 손쉬운 영업관행을 버리고 지역밀착형 관계형금융을 제대로 추진하여야 한다.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다면 칭기즈칸에게는 야율초재가 있다. 이러한 야율초재가 남긴 아주 유명한 명언이 있다.

與一利不若除一害(여일리불약제일해/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生一事不若滅一事(생일사불약멸일사/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고문/논설위원

(전) 오케이저축은행 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 전무이사

(전)SC제일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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