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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금융 홀대론'과 인사 혼선
'文정부 금융 홀대론'과 인사 혼선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09.0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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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서 한술 더 떠 오락가락...금융수장 인선 '人事亡事'될 판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수개월 째 하마평만 무성하던 차기 금감원장에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내정됐으나 금융위원장부터 금감원장 등 지금까지 보여온 금융수장 인사가 큰 혼선을 빚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각 임명된 데 이어 금감원장 인사마저 몇 달을 끌면서 자천타천 유력 후보자가 난립하는 등 정부 스스로 인사 난맥상을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금감원장 내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돌고 돌아 결국 최흥식’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차기 금감원장 자리는 당초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나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막판에 최흥식 카드로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금감원 내부와 금융권의 혼란이다. 김 전 사무총장에 대해 4일 이례적으로 환영 의사를 나타냈던 금감원 노조는 이날 최 내정자에 대해서는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며 “최 내정자가 과거 금융권 적폐세력을 청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비판 입장으로 선회했다.

금융위나 금감원 내부가 금감원장 인사로 이처럼 혼선을 보인 것은 역대 정권에서 거의 없던 일이다.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시민단체의 반응에 너무 일희일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또 줏대없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 내부 인사들이 대부분 86세대로 운동권 출신인데다 시민단체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보니 그쪽 의견에 좌지우지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사를 전문성과 능력으로 하기보다 시민단체 평판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또 새 정부가 선보인 국정운영 계획에 금융산업 자체의 발전을 위한 정책보단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수단으로만 활용됐다는 비판이다.

금융당국의 수장 인선 과정에서도 다른 부처보다 우선순위가 크게 밀리며 금융 홀대론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금감원장 내정설을 두고 금융 홀대론과 연관 짓는 데 대해서도 무리한 지적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인사가 뒤집히는 과정에서의 대혼란이다. 금감원장 제청권을 가진 최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그분(김 전 사무총장)을 금융 문외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융업과 인사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금융홀대론은 오해”라고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이틀 만에 후보자가 바뀌면서 결과적으로 머쓱한 입장이 됐다.

최 위원장은 "금융산업의 독자적인 육성과 발전보단 다른 산업을 지원하는 하부 산업으로 취급되는 데 대한 우려를 알고 있다"며 "서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만 중점을 두고 금융회사 본연의 속성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 안팎에선 문재인 정부의 '금융 홀대론'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온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번 정부 들어 일각에서 금융이 홀대받고 있다는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다. 최 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 정부의 '금융 홀대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가 말한 것처럼 ‘금융이 제조업 등 산업 전반의 실물경제를 지원함으로써 금융 스스로 발전이 이어져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또 인사와 금융홀대론을 연결짓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수장 인선과정에서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잇달아 일어나는 것은 청와대와 인사권자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금융수장 인선이 깜깜이 인사에서 한술 더 떠 오락가락을 반복한다면 개혁을 표방하는 이 정부의 인사도 자칫 '망사(亡事)'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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