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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하다' 비판에 고개 숙인 김상조
'오만하다' 비판에 고개 숙인 김상조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7.09.1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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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안철수 파상공세에 일단 '전략적 후퇴' 선택한 듯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취임 이후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스타일을 구겼다.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씨가 최근 자신의 발언을 두고 “오만하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말을 했음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것이다.

김 위원장은 11일 정부 세종청사 공정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 민주화 관련 10개 단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최근에 위원장인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많은 분이 질책의 말을 주셨다”며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정확하고 용기 있는 비판을 해줬는데, 감사드리고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daum.net) 창업자인 이재웅씨는 앞서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김상조 위원장이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료 기업가로서 화가 난다”고도 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애플 사(社)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비교하며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잡스는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잡스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면서 “지금까지 이 전 의장은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그런 걸 제시하지 못했다.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을 문제 삼은 이재웅씨는 이해진 창업자의 친구다. 그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김상조 위원장의 표현도 부적절했지만 제 표현도 부적절했다”며 해당 글에서 ‘오만’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이 글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함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언급하면서 정치권으로까지 논란이 확산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두고도 “오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매서운 질책의 말을 줬는데, 겸허히 수용하고 앞으로 계속 좋은 말씀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공직자로서 더욱 자중하고, 시장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경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본연의 책임에 더욱더 정진하겠다”면서 “이번 논란은 저의 부적절한 발언이 발단이지만, 이번 일이 공정위의 대기업 집단 지정 제도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미래를 위해 심사숙고하며 생산적인 결론을 내리는 계기로 승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해진 창업자를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잡스는 독재자 스타일의 최고경영자(CEO)였지만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이 그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 네이버 정도의 기업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이 창업자는 그런 일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창업자는 최근 공정위가 신규 지정하는 준대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이 창업자는 공정위 기업 집단 지정을 앞두고 “네이버를 총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해 달라”라고 공정위를 직접 방문했었다.

김 위원장의 인터뷰 발언은 곧바로 동종 업계 종사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본인의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 글을 올려 “김상조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김 위원장을 향해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의 민낯이 드러났다”라며 “3류가 1류를 깔보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경제 민주화 단체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민원 처리 기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정위가 시민 사회의 모든 목소리를 수용할 수는 없으며, 민원 처리 기관이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여러분이 실망하실지 모르겠지만 공정위가 민원 처리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원이나 분쟁 처리 기관은 분쟁이나 민원을 잘 처리해서 민원이 잘 처리되면 될수록 민원이 증가하는 '성공의 역설'이라는 표현이 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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