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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자영업자의 몰락, 지역밀착형·관계형 특화영업으로 돌파해야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자영업자의 몰락, 지역밀착형·관계형 특화영업으로 돌파해야
  • 송인석
  • 승인 2017.09.2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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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만명이 '워킹푸어'..생계형 업종 법제화-젠트리피케이션의 역발상으로 자생력 확보 필요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정부는 570만명의 자영업자를 Δ생계형(은퇴후 소규모 가게 창업) Δ기업형(중소기업 등 개인사업자) Δ투자형(부동산 임대업자 등) 등 3가지 유형별로 분류하고 맞춤형 관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정부가 주목해야 될 자영업 유형은 생계형이다.

내수침체 와 동종 업종간 과열경쟁으로 자영업에 뛰어든 10명 가운데 7명이 3년 안에 망하는 자영업자의 몰락 상황임에도 손쉽게 가게를 차릴수 있는 음식점, 치킨집, 카페, 편의점, 숙박업 창업에 여전히 생계형 창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증가는 중장년의 이른 퇴직과 관계가 깊다. 연금 수급 시기까지 소득을 확보하기 위해 일할 곳을 찾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충분한 준비 없이 생계형 자영업 창업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자영업자 121만명이 매출액 2,400만원도 안되는 워킹푸어다.

워킹푸어 (WorkingPoor·근로빈곤)는 일하는 빈곤층을 뜻하는 말로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일하는 가구의 빈곤이라고 함은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빈곤선을 결정하고 일하는 가구라도 빈곤선 이하에 속하면 이를 ‘워킹푸어’로 정의한다.

이들은 월급이 나오는 일자리가 있어 얼핏 보기엔 중산층 같지만, 고용도 불안하고 저축도 없어 언제라도 극빈층으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워킹푸어의 증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는 현실과 맞물려 있다. 그만큼 괜찮은 수입을 보장하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근로빈곤율은 가구주가 연령이 많을수록, 학력수준이 낮을수록, 비임금근로자 일수록, 취업기간이 짧을수록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는 임시·일용직에 비해서도 빈곤위험 확률이 높게 추정되고 있다.

◇ 워킹푸어 탈피를 위한 특화업종 육성으로 자영업 자생력 강화

지난해 창업자 82.6%가 창업동기로 ‘생계유지“를 꼽았다. 자영업 창업자 123 만명 중 102 만명이 생계형 창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업종쏠림 현상 과 과당경쟁으로 워킹푸어를 거쳐서 3년내에 3분지2가 폐업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수준에도 미달하는 자영업자 121만명 (지난해 2,400만원 미만 매출 면세사업자)이 워킹푸어를 탈피할 방법은 있을까?

자영업자의 몰락은 일시적인 지원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자영업 체질 개선을 통해 생계형 자영업자가 워킹푸어가 될 수 밖에 없는 근본원인을 치유해야 하며 이를 통해 폐업·창업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 하기 위한 생계형 자영업종 보호를 위한 법적장치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된다.

√ 사전적 창업교육, 현황 분석 및 예측 데이터 마련, 업종쏠림 방지

근로자의 퇴직정년은 60세로 늘어났지만 현실적으로는 50대 초중반에 근로자들이 조기퇴직 당하는 사업체가 대다수로 현재 62세에서 65세의 연금 수급 시기까지 약 10년간의 소득 과 생계비를 확보할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생계형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주변을 통해 파악한 실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고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 조기퇴직자들은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저렴한 경기도 지역으로 주거를 이전하고 강남3구의 아파트를 임대 놓아 100만원∼200만원 이상의 월세를 받아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강남3구의 아파트를 담보로하여 은행에서 저리(低利)로 사업자금을 대출받고 제대로 된 창업컨설팅을 받아 업종쏠림현상이 없는 수익이 창출될 만한 사업체를 창업한다.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조기퇴직자들은 생계비를 확보하기 위해 일할 곳을 찾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손쉽게 가게를 차릴수 있는 음식점, 치킨집, 카페, 편의점, 숙박업, 도소매업 창업에 몰리고 있다. 결국 지역별로 시장은 과포화 되고, 업종 쏠림 현상으로 과당 경쟁과 내수 침체로 인해 금방 워킹푸어가 되고 3년내 폐업하는 실정 이다.

실제로 필자가 살고있는 개포동 아파트 옆 상가에 금융기관 퇴직 후배 2명 과 대기업 부장퇴직 1명 이 조기퇴직후 3년전 창업했던 핫썬치킨, 침구류 도소매 가게, 편의점 중 치킨가게 와 침구류 도소매 가게가 지난 7월 문을 닫았다. 매출이 임대료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가게는 아직도 임대문의 푯말이 붙은채 비어있다. 

편의점은 1년전에 주인이 바뀌었다. 3명 모두 국민연금 수급시기인 만62세 이전에 실업자가 되었다. 만 57세인 이들은 향후 5년간 생계비를 벌 방법이 없다. 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역내 업종쏠림현상이 심각한 업종을 창업했다가 퇴직금만 날리고 극빈층으로 몰락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의 업종별 특성 분석에 따른 워킹푸어 대책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도 각 분야 자영업 현황 분석 및 예측 데이터를 만들어 자영업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아 업종쏠림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 생계를 위해 뛰어든 자영업자들에게만 시장을 맡길 수는 없다. 과당경쟁으로 인해 폐업 과 창업이 악순환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신규 자영업자에게는 생계형이 아닌 유망업종으로의 기회형 창업을 하도록 경영교육, 사업모델 개발기회 제공을 강화하고 해외진출을 위한 해외창업 지원 등 다양한 유망분야로 진출을 유도하는 정책개발도 필요하다.

또한 중장년층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시에 대비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사전적·자발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기관, 단체, 기업체 및 노동조합과 협동사업으로 강력히 추진하여야 한다. 창업전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자영업자들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경쟁력을 상실하여 워킹푸어가 된 자영업자를 위해서는 신기술 유망 업종으로의 변경이나 자영업 퇴출 프로그램을 통한 임금 근로자로의 전환 지원 정책 등 현실성 있는 전방위 대책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 특히 자영업자의 전직을 도와 난립을 막는 동시에 생계형 특화업종을 육성해 자영업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 생계형 자영업종 보호 및 특화업종 육성을 위한 법적장치 마련

생계형 자영업자를 보호하고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고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여 임대료의 과도한 상승억제와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등의 법·규제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몰락하고 있는 골목상권 보호 와 지역별 업종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그동안 민간 자율합의 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가 운용해왔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 논란을 빚어왔다. 

하지만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이뤄지면, 이들 업종에 진출한 대기업에 대해 철수 명령을 내리거나 위반시 매출액 30%이내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업종에 대한 대기업 진출을 법적으로 차단해 중소·소상공인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지역내 상권을 지키기 위한 생계형 자영업자들간 과당경쟁 과 덤핑도 완화 되어 워킹푸어를 감소 시킬 수 있게 된다.

중기벤처기업부와 국회에 따르면, 현재 '생계형 적합업종'과 관련해 10여건의 의원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대표적 법안이 올해 초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과 지난해 9월 발의된 '중소기업,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 등이다. 이 법안들은 9월 정기국회에서 최종 결론을 짓게 된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시에는 식품이나 제과등 업종 전문화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중견기업 성장저해, 국내 대기업과 외국기업과의 역차별 논란, 소기업 및 농가 와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우려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 특히 적합업종규제가 국내 대기업에만 한정되는 바람에 국내 대기업은 점포확장에 제한을 받는 반면, 외국기업 매장들은 급속히 확장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당초 중소기업 보호 취지 와는 달리 엉뚱한 외국기업 배만 불리게 되는 것은 방지해야 된다.

◇ 지역밀착형·관계형 특화영업으로 자영업자 자생력 강화 필요

자영업 몰락의 원인으로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생) 은퇴후 대규모 창업으로 지역내 생계형 업종 과잉진입으로 인한 과당경쟁,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 과도한 임대료 인상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지역내 업종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 편의성 등을 내세워 지역상권을 잠식하고 있는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의 사업 확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다.또한 온라인 쇼핑몰의 증가로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고 과도한 임대료 인상으로 기존 상인들이 지역에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자영업자에게 불리한 여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대형 복합쇼핑몰 입주 제한 ▲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 법제화 ▲상가임대차 보호법 개정 ▲고용보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온누리 상품권 지급 등을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는 위 공약들을 자영업자들의 자생력을 강화 하기 위한 지원대책으로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지원대책만 기대해서는 워킹푸어를 벗어날 수 없다. 시대적 흐름과 변화의 물결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의 영업형태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영업자들은 지역밀착형·관계형 특화영업(맞춤 상품, 맞춤영업)으로 자영업자 스스로가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

√ 자영업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야 한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아닌 대형마트 등이 가지고 있지 못한 단점, 즉, 자영업자들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으로 승부해야 한다. 대형마트의 쾌적함, 가격경쟁력, 물건의 다양성을 이길 수가 없다.

자영업자들이 대형마트 나 복합쇼핑몰 보다 잘할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자영업자는 유연성과 다양성이 최대 장점이다. 대형마트는 위치, 컨셉 등을 쉽게 바꾸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대형마트는 할인행사, 온라인 쇼핑몰 구축 및 배송 서비스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고유의 정감, 색깔, 디자인은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유리하다. 

물건을 사러간다는 개념이 아닌 동네 사랑방에 놀러간다는 개념으로 찾아가기는 불편하지만 대형마트에는 없는 지역주민의 눈높이와 니즈에 맞춘 지역주민에게 친숙한 문화와 철학이 담긴 무언가를 맞춤형으로 하여 집중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뒤쳐져서는 안된다. 온라인, 앱 등 보편화된 것은 그대로 따라가돼 자신만의 색깔과 필살기를 장착해야 한다.특히 지역상권을 살리고 싶다면 그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그 지역과 밀착된, 그 지역에 살고 싶은, 그 지역의 명물이라는 컨셉으로 접근해야 한다. 동네가게 나 음식점이 지역을 제대로 표현하고 포장해줄 수 있으면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에 가려하다가도 동네 가게 특유의 정감을 그리워하며 발길을 돌리게 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역발상, 지역밀착형·관계형 특화영업실시로 자생력 확보

장사에도 제품 판매만이 아닌 트렌드에 맞춘 문화 와 철학을 담아야 한다. 지역특성에 맞춘 지역밀착형·관계형 특화영업 이야말로 자영업자들의 자생력 확보수단이 아닐까 싶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역발상을 실행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지역내 상권을 지역특성에 맞도록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야 된다.

조선시대의 ‘피맛골’이었거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던 개발 시대의 ‘서울 낙원상가’든 아니면 6 · 25 피란 시절의 ‘부산 대청동’이나 ‘산복도로’든 골목은 옛날을 기억한다. 현재는 역사 와 문화가 살아남은 분위기 있는 독특한 골목에 공방, 맛집이 몰리고 장소적 특징으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뜨는 골목으로 골목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트렌드를 반영하여 자영업자들도 그 지역사회에 문화, 철학을 나누고 지역내 상권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살리며 골목 상권까지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주변 자영업자들끼리 다양한 볼거리 등 이벤트를 개최하며 적극적인 고객가치제안, 다양한 형태의 협업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가지 컨셉이 아닌 주변매장과의 협업을 촉진하고 다양한 품목, 다양한 컨셉으로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요즘에는 상품이 아닌 디자인과 스타일을 팔아야 하는 시대이다.

음식이든, 물품이든, 숙박시설이든, 공간이든지 간에 단순한 상품판매가 아니라 고객 한명· 한명을 위해 특별하게 디자인된 상품판매가 중요하다. 그것이야 말로 표준화된 대형마트 나 복합쇼핑몰을 뛰어넘어 자영업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역밀착형·관계형 영업과 지역특성 및 지역주민에 맞춘 상품 과 맞춤형 공간을 만드는 문화 와 철학이 담긴 새로운 가치제안을 위해 노력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져, 생계형 자영업자가 더 이상 워킹푸어가 되지않고 자생력을 확보하여 풍요롭게 오랫동안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고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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